[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 주요국 증시는 8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이탈리아 당국이 대출기관(은행) 초과 이익의 40%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횡재세'(windfall tax)를 도입할 것이란 발표에 투자 심리가 악화하며 은행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화했다.
로마에 위치한 이탈리아 중앙은행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21 kwonjiun@newspim.com |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 대비 1.08포인트(0.23%) 내린 458.60에 장을 마쳤다. 섹터별로는 은행 섹터가 2.7% 내리며 주요 섹터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반면 헬스케어 섹터는 3.2% 올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0.29포인트(0.69%) 빠진 7269.47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75.83포인트(1.1%) 내린 1만5774.93에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7.07포인트(0.36%) 내린 7527.42에 장을 마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1년간 한시적으로 은행들을 대상으로 40%의 횡재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마테오 설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수십억 유로의 추가 이익을 얻었지만, 계좌 보유자들에게 그만큼의 (예금 금리) 인상은 없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거두게 될 추가 세수를 감세, 주택담보대출(모기지)를 낀 주택 보유자를 위한 금융 지원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2021년 대비 3%를 초과하는 2022년 순이자수입(NII)과 2022년 대비 6%를 초과하는 2023년 NII에 대해 해당 횡재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횡재세 부과를 통보받은 은행은 회계연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씨티은행은 한시적으로 도입될 횡재세가 올해 이탈리아 은행들의 순이익의 약 1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씨티의 아주라 구엘피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자본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이 세금(횡재세)은 은행에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횡재세 도입 결정에 이탈리아 은행주의 주가도 이날 폭락했다. 이탈리아 금융회사인 BPER방카와 방코 BPM의 주가는 9~10%대 폭락했으며, 이탈리아 최대 은행그룹인 인테사 상파울루와 파인코뱅크의 주가도 8~9%대 빠졌다.
이탈리아 은행주 급락에 따른 여파로 독일 코메르츠방크, 도이체방크 주가도 3%대 하락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연구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덴마크 제약기업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워고비'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주가가 17% 급등했다.
한편 시장은 오는 9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어 10일에 나오는 미국의 7월 CPI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 사전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CPI 상승률이 7월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전 세계에서 물가 압력을 낮춰줄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중국 내에서는 침체를 우려한 당국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별도의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7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로 6월의 3%에서 다소 올라갔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독일의 CPI 확정치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에 부합했다. 독일연방통계청(Destatis)은 독일의 7월 CPI 확정치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달 발표된 예비치에 부합한 수준이자 전월치(6.4%) 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7월 CPI는 독일의 CPI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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