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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 목이 잘릴지언정 무릎 꿇어 종이 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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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경 역사극 '서간도 바람소리'로 만나는 석주 이상룡 항일투쟁사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 임청각 복원 사업 '속도'...2025년 마무리

[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차라리 내 목이 잘릴지언정 무릎 꿇어 종이 되지 않으리"

석주 이상룡이 1911년 정월에 압록강을 건너며 읊은 말이다.

'독립운동의 성지' 경북 안동 영남산 기슭에 고성이씨 종택 '임청각(臨淸閣)'이 자리하고 있다.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임청각과 '군자정(君子亭)' 현판은 퇴계 이황이 썼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 경북 안동의 임청각.[사진=안동시]2023.08.15 nulcheon@newspim.com

조선시대 왕이 아닌 사람이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인 99칸으로, 현존하는 살림집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대한민국 보물 제182호로도 지정됐다.

임청각이 역사 내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독립유공자 11명을 배출한 일제강점기 항일 투쟁의 산실이기때문이다.

석주 이상룡은 이곳 임청각에서 태어났다. 1910년 일제가 한일합병을 감행하자 1911년 당시 54세에 50여 명의 가솔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로 망명했다.

석주 이상룡은 "공자·맹자는 시렁 위에 두고, 나라를 되찾은 뒤에 읽어도 늦지 않다"며 가솔들을 데불고 서간도로 향했다.

사당에 모셔 온 조상의 신위를 땅에 묻고, 노비문서도 모두 불태웠다.

무장독립투쟁 자금이 부족하자 아들을 다시 안동으로 보내 임청각을 당시 2000 원에 일본인 오카마 후사지로에게 팔고 군자금으로 보탰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석주 이상룡은 얼어붙은 만주 땅에서 백만 동포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며 항일 독립운동단체 '경학사'를 만들어 독립정신을 일깨웠다.

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하고 항일무장투쟁에 나섰다.

1925년 석주 이상룡은 초대 국무령을 맡았으나 다시 간도로 돌아와 무장 항일투쟁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2년 5월 길림성 서란현에서 순국했다. 향년 74세였다.

석주 일가는 이상룡을 비롯 부인 김우락, 동생 이봉희, 아들 이준형, 조카 이광민, 손자 이병화, 손자며느리 허은 등 3대에 걸쳐 모두 11명의 독립운동 서훈자를 배출했다.

고성이씨 허주 이종악의 '허주부군산수유첩(1763년도)'에 실린 임청각[사진=안동시]2023.08.15 nulcheon@newspim.com

고성이씨 후손 이종악의 문집 '허주유고'에 수록된 '동호해람'은 석주 이상룡의 삶을 자세하게 전한다.

일제가 놓은 철길로 반 토막 난 임청각은 지난 2017년에 안동시와 고성이씨 문중, 관계기관 전문가 등 16명이 철길 제거 등 임청각 정비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듬해인 2018년 정부와 안동시가 '임청각 종합정비계획'이 수립되면서 철길없는 본디의 임청각복원에 들어갔다.

일제가 놓은 중앙선 철도 철거 전의 임청[사진=안동시]2023.08.15 nulcheon@newspim.com

 

중앙선 철도 철거 등 복원 사업 추진 중인 임청각[사진=안동시] 2023.08.15 nulcheon@newspim.com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임청각 주변 가옥과 토지를 매입했고 2021년 12월 임청각 정비 실시설계 용역을 마쳤다. 2021년 12월 구 중앙선 철로가 철거되면서 사업추진이 급물살을 타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25년까지 예산 280억 원을 들여 일제강점기(1941년) 중앙선 철로가 놓이기 이전의 옛 모습으로 복원된다.

임청각 좌·우측 재현 가옥 2동을 복원하고 도로 및 주차장 정비가 이뤄진다. 또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연면적 800㎡ 공유관 건립도 추진된다. 공유관은 독립운동의 역사문화 가치를 재정립하고 문화·관광·교육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임청각은 대한민국의 훌륭한 역사 교육장이다"며 "독립운동의 성지인 임청각을 전 국민이 공유하는 문화거점 공간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복원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담은 실경 역사극이 '서간도 바람소리'의 제목으로 지난 4일부터 9월 9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7시30분에 총 12회에 걸쳐 안동 태사묘에서 상연된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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