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비용 마련 사채·대출 부담에 이탈증가
코로나 기간 중 이탈한 유학생, 복학 전제로 합법화 조치 필요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 "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다낭=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에서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 유학생임을 말할 필요가 없다. 유학생은 젊고, 우리 사회 기여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도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해 사회통합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학생을 '이민정책의 보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사이래의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와 지역소멸 문제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대학 소멸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 중에서 제적 등으로 중도탈락하거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학생이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체류자는 41만1270명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유학(D-2)과 한국어학당 등에 입학할 수 있는 일반연수(D-4) 비자 유형에 해당되는 인원은 각각 9408명, 2만6852명으로 나타났다.
불법체류자의 다수는 사증면제(B-1), 단기방문(C-3), 비전문취업(E-9) 유형이 70% 넘는 비율을 차지했으나 유학생과 일반연수생 유형에서 이탈하는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유학 유형은 2018년 1419명에서 지난해 9408명으로 5년 사이에 6배 증가했고, 일반연수 유형도 같은 기간 1만2613명에서 2만6852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우옥경 베트남 다낭 동아대학교 한국어과 객원교수는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한국어교육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한국 경제, 교육, 관광 분야 소식을 전하면서 취업, 이민, 다문화 정책도 다룬다. 또 상담 업무도 하고 있는데 유학생들의 이야기도 자주 접한다고 한다.
우 교수는 "유학생들 중에서 브로커를 통해 유학을 오는 경우 사채나 대출까지 받아 수수료를 부담하는데 아르바이트 시간이 제한돼 있어 빚갚기가 어렵다"며 "한달 일하면 학비의 3분의 1 가량을 벌 수 있다보니 학업을 포기하고 빚갚으려 불법체류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기간중에 등록을 포기하고 불법체류로 전락한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에 대해 복학을 전제로 구제해 주는 방안을 주문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탈을 막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졸업 후에 취업이나 진로 선택에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학교 뿐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 교수는 "E-9 비자로 들어와서 한국에서 영주까지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를 관리해주는 행정사 분들이 있는데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며 "유학생들이 구직비자인 D-10을 얻기도 쉽지 않은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고 학교에서도 유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더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영옥 이주사회통합정책연구소장(성결대 행정학과 객원교수)은 "외국인 유학생을 관리하는 각 대학 국제교류센터를 보면 유학생 취업, 산학연 연계 부분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 "학생들의 학교 적응, 생활 관리 뿐 아니라 체류자격 변경이나 취업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시기별로 관리하는 체류생애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이주인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반인권적 2차 정부합동단속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단속되는 이주노동자의 고통을 표현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2023.06.15 choipix16@newspim.com |
이민정책에서 유학생을 보물단지로 대할지 애물단지로 대할지가 고민인 듯하다. 유학생의 무단이탈 측면만 본다면 애물단지가 되고, 필요인재로 보면 보물단지가 된다.
얼마전 법무부에서는 주간에 아르바이트만 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로 유학생의 야간수업을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는데, 이는 주경야독을 금지한다는 대학과 산업현장의 비난으로 지침적용을 유보하는 헤프닝이 있었다. 법무부가 유학생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외국인 유학생은 코리안 드림을 쫒아온 인재들인데 이들에게 충분하고 튼튼한 정주 사다리를 만들여 주는 것을 '육성형 이민정책'이라고 한다.
우영옥 이주사회통합정책연구소 소장은 "각 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관리하는 국제교류센터의 역할을 보면 유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진로지도 상담은 최소화되어 있으며, 지역산업체와의 연계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한계점이다" 이라고 했다.
대학과 정부가 지역의 업체를 찾아가서 필요인력에 대한 요구조사와 산업현장에 적합한 투트랙전공을 통해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산교육의 연계 즉, 인턴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 소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학교 생활적응, 지역생활관리 뿐만 아니라 체류자격 변경이나 취업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시기별로 관리하는 체류생애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유학생의 정주를 유도하고 이것이 육성형 이민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이주노동자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반인권적 2차 정부합동단속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6.15 choipix16@newspim.com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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