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54억달러 규모의 M&A를 포기했다. 중국의 영향으로 올해에만 벌써 두번째 미국 반도체기업의 M&A가 무산됐다.
인텔은 16일(미국 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반도체 위탁생산기업(파운드리)인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고 중국 펑파이(澎湃)신문이 17일 전했다.
인텔은 지난해 2월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양사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타워 세미컨덕터는 자동차, 소비가전, 의료기기, 산업장비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 일본 등지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으로의 사업확장을 노리는 인텔이 공을 들여 인수하려 했다. 반도체 기업 M&A의 경우 미국, EU, 중국 등 이해 당사국 반독점 기관의 심사를 취득해야 한다.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이 계약기한인 이날까지 인수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인텔은 인수를 포기했다. 계약해지로 인해 인텔은 타워 세미컨덕터에 3억5300만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할 예정이다.
인텔은 당초 올해 1분기에 계약을 완료한다는 목표였지만, 중국 당국이 승인을 지연시키자 계약 종료시점을 8월15일까지 연장했었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한정(韓正) 부주석과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을 면담했다. 이어 겔싱어 CEO는 지난달에도 중국을 방문해 한정 부주석과 황창(黄强) 쓰촨(四川)성 성장 등을 만났다.
겔싱어 CEO의 당시 구체적인 발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두번이나 중국을 방문해 고위급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번 M&A 관련 협조를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패트릭 겔싱어는 타워 세미컨덕터 인수에 적극적이었지만, 결국 중국의 승인지연으로 인수를 포기하게 된 것.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맥스리니어가 대만 반도체 업체인 실리콘모션(SMI) 인수를 포기했다. 맥스리니어는 지난해 5월 실리콘 모션을 38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그리고 중국의 반독점당국이 지난달 26일 해당 M&A안을 조건부 승인했고, 이 발표가 나온 당일 맥스리니어는 인수안을 철회했다.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를 인수하려다 포기했다. 중국의 심사가 지연되면서 인수대금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황창 쓰촨성 성장이 지난달 10일 청두에서 패트릭 겔싱어 인텔 CEO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쓰촨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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