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사태보다 더 심각? 그 판단의 배경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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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中 벽계원 디폴트① '부동산 업계 우등생' 돌연 낙제점, 그 이유는?>에서 이어짐.
◆ 헝다보다 심각 "디폴트 가능성 배제 어려워"
벽계원(碧桂園∙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2007.HK)의 부채 리스크는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결과라는 진단도 나온다.
디폴트에 이른 과정을 살펴보면 헝다그룹(3333.HK)과 매우 유사하다. 벽계원의 판매액은 2015년 1402억위안에서 2016년 3088억 위안으로 1년새 배 이상 늘었고, 2018년에는 7287억 위안으로 또 배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0년 판매액은 최고점에 이르면서 판매액은 7888억 위안에 달하게 된다.
이는 벽계원과 헝다 두 그룹의 부채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핵심 배경이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판단 하에 공격적인 개발에 나선 두 기업은 '주택은 거주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房住不炒)' 슬로건을 내걸고 당국이 추진한 부동산 투기 규제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단연 벽계원의 '디폴트 현실화 여부'다.
벽계원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측은 엇갈린다. 아직까지는 '설마 벽계원처럼 큰 기업이 파산을 하겠는가'라는 믿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파산 직전의 위기까지 몰린다 해도 중국 당국이 나서줄 것이라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쫓기는 큰 말이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뜻)'의 믿음 하에 헝다그룹처럼 또 한번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이번 벽계원의 위기는 헝다그룹 당시의 상황과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실제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벽계원의 위기 상황은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부의 개입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고, 실제로 디폴트에 빠질 경우 헝다그룹보다 더 큰 충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우선, 벽계원은 헝다그룹보다 추진 중인 개발 프로젝트가 4배 가까이 더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벽계원이 추진중인 프로젝트는 3000여 개에 달하는 반면 헝다그룹은 700여개에 불과하다.
아울러 1~2선 대도시에 비해 부동산 가격과 거래 규모가 적은 3~4선 지방도시에 개발이 집중돼 있다는 점도 벽계원 디폴트 리스크를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다.
2021년 기준 벽계원이 3~4선 도시에서 거둬들인 판매액 점유율은 68%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이 좋았을 때는 벽계원이 지방 도시의 가격 상승을 이끌 정도의 기준점이 됐고, 이를 통해 거액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현재의 벽계원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도시화가 빨라지면서 수많은 3~4선 도시의 인구가 대도시로 유출되고 여기에 출생률이 낮아지면서 지방 도시의 부동산 수요와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현재 추진중인 개발 프로젝트 또한 3~4선 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벽계원의 수익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3~4선 도시에 개발이 집중된 데다, 여기에 추진중인 프로젝트의 규모 또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아직 인도하지 못한 부동산이 헝다그룹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록 부채 규모 면에서는 헝다그룹보다 적지만 디폴트 발발 시 그 파장은 헝다 사태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中 벽계원 디폴트③ 돌파구는 있나, 향후 펼쳐질 시나리오는?>으로 이어짐.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