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복귀...류진 "대한민국 G7 대열에"
"정치인·경제인 다른 언어...전경련 가교역할 필요"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임시총회를 거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변경하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며 경제단체로서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전열을 갖췄다.
전경련은 22일 오전 11시 30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기관 명칭을 한경협으로 바꾸는 안건을 처리했다.
한경협은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으로 전경련은 55년 동안 사용했던 이름을 버리고 옛 이름으로 복귀한다. 한경협 명칭은 향후 산업부 인가를 거쳐 9월쯤 최종 확정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신임 회장(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3.08.22 mironj19@newspim.com |
임시주총에선 기관명 변경과 함께 전경련 산하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흡수합병의 건도 의결됐다. 두 조직의 흡수합병이 의미를 갖는 점은 4대그룹의 전경련 복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돼 삼성을 필두로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이 모두 탈퇴했다.
당시 전경련의 연간회비 가운데 77% 가량을 4대그룹 계열사에서 부담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후 전경련의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당시 4대그룹 계열사는 전경련에서 모두 탈퇴했지만, 한경연에서 일부 계열사들이 회원사 자격을 유지했다.
이에 전경련과 한경연의 합병 과정에서 한경연에 가입된 4대그룹 계열사가 한경연 회원사 자격 자동 이관에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전경련 복귀 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삼성은 지난 18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를 통해 조건부로 전경련 재가입을 결정했다.
전경련은 이번 통합의 결과 4대그룹도 새 단체 한국경제인협회 회원이 된다고 밝혔다.
4대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결정된 사안은 한경연의 회원사 자격 승계에 동의하는 수준"이라며 "전경련 회비 등과 같은 내용은 추후 다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총회에선 류진 풍산그룹 회장도 전경련 신임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사를 통해 류진 회장은 대한민국을 G7 대열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신임 회장(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임시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08.22 mironj19@newspim.com |
류진 회장은 "세계는 대전환 시대를 맞이했고, 전세계 공급망과 안보 이슈 등으로 국제 질서가 불안정하다"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글로벌로 도약하기 위해 협회가 선두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고 경제계의 책임은 막중한 만큼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구체적인 소통방안을 제시하겠다"면서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의 준엄한 뜻에 따라 윤리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리경영을 위해선 총회에서 '윤리헌장'을 채택했다. 전경련은 위원 선정 등 윤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사항 등 시행세칙 마련은 추후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임시총회에선 류진 회장과 전경련에서 호흡을 맞출 상근 부회장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지만, 선임되진 못 했다. 현재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론 외교부 관료 출신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은 전경련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조건부로 전경련 재가입을 이야기 한 것은 전경련이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아직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좀 더 확실한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치인의 언어와 경제인의 언어가 다른 만큼 개별 기업이 정부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에 전경련이 정부와 기업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시총회에는 류진 회장을 비롯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 회장, 이희범 부영주택 회장 등이 참석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