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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중국사업 기로]② 버릴 수도 없고 집중할 수도 없고...기업들 딜레마

기사입력 : 2023년09월05일 17:42

최종수정 : 2023년09월05일 17:42

중국에 대규모 공장둔 국내 기업들...당장 탈중국 어려워
인구 뒷받침되는 인도, 新시장? 중간재 팔 곳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미-중 관계가 반도체 등 산업에 영향을 미치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 있던 생산기지를 옮기며 글로벌 밸류체인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중국이란 큰 시장을 놓칠 수 없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 보기를 이어가고 있다.

1년 사이 중국 수출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 제조 공장들이 집중돼 있어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 단,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감이 커지는 한편 외교적 이유로 중국에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 대한 추가 투자는 멈춘 상황이다.

◆中에 공장둔 삼성·SK 등 생산 축소..."내수 꽉 막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ICT 중간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삼성, SK, LG등 주요 그룹사들은 대부분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두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국 내수 위축 등과 맞물려 중국 공장의 생산량 조정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 시안공장에선 낸드 반도체의 40%, SK하이닉스 우시·다롄 공장에선 D램 반도체 50%, 낸드 30%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요 위축과 가격하락 등과 맞물려 재고조정을 하고 있는 양 사는, 중국 공장 중심으로 감산을 진행 중이다.

IT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기의 경우 중국 천진 공장과 고신공장을 운영하며 각각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들 공장 역시 중국 모바일 수요 위축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광저우에 공장을 둔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 LCD 업체의 저가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대형 LCD패널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중국 수출에 반도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품목의 경우 중국 산업 고도화와 함께 중국 기업들과 경합 관계에 들어갔다"면서 "그런 상황에 중국 리오프닝 이후 수요가 회복되면 소비재 뿐 아니라 중간재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는 내수가 꽉 막혀있어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체시장 인도? "제조업 비중 낮아"

중국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 입장에선, 당장 중국 시장이 위축됐다고는 하지만 섣불리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중국에 완제품을 제조하는 제조사들이 몰려있고 구매력 있는 인구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중국에 견줄 만 한 대체 시장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우리기업은 중국에 대부분 최종재가 아닌 중간재 수출을 통해 중국에 있는 각종 공장에 들어간다"면서 "아직 이를 완벽하게 대체할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 또한 가공 무역이나 제품생산공장이 중국만큼 많지 않아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당장 중국 시장을 포기해 다른 시장으로 대체했다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수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정부도 지난 4일 수출 관련 전방위 지원책을 발표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정부 수출 지원책 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미국·중국·아세안 중심의 주력 시장에 더해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 등 새로운 전략 시장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는 점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럽의 선진 기업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에 많이 진출을 못 했는데, 이번 기회에 선진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 수출에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겠지만 제로가 되지 않을 테고, 결국 돈이 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해 실속있는 수출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 leeiy52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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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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