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설립·운영 규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교지 기준 폐지, 앞으로 '3대 요건'만 적용
활용 가능 겸임‧초빙교원 비율 25%→33% 확대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앞으로 대학은 1인당 강의실 면적을 기존보다 최대 6㎡ 더 좁게 설정 가능하고 겸·초빙교원 활용 등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교육부는 1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대학설립·운영 규정' 일부 개정안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대학 운영 요건 대폭 완화를 통한 교육‧재정여건 개선, 학교법인 분리와 대학 간 통폐합 요건 완화로 대학의 자발적 구조개혁 촉진, 대학의 위치 변경 및 학생정원 이동 조건 완화를 통한 캠퍼스별 특성화 확대 등 내용이 골자다.
/제공=교육부 |
◆교지 면적 기준 폐지하고 강의실은 좁아져
우선 '교지'는 건폐율·용적률에 관한 규정 등 건축관계법령 요건만 갖추도록 하고 별도의 교지 면적 기준은 폐지한다. 기존에는 학생 정원이 401명에서 999명인 대학은 교사 기준면적에 해당하는 교지를 갖추도록 하고, 1000명 이상일 경우 교사 기준면적의 2배 이상 갖추도록 했지만 해당 요건이 사라졌다.
자연과학‧공학‧예체능‧의학계열 학생의 1인당 교사 기준면적도 좁아진다. 기존에는 자연과학 17㎡,공학 20㎡, 예체능 19㎡, 의학 20㎡였지만, 앞으로는 14㎡로 통일된다. 인문·사회 계열 학생의 1인당 교사 기준면적은 기존과 같이 12㎡다.
교사 확보율을 100% 이상 충족하는 대학이 추가로 교지·교사가 필요할 경우 교지·교사를 임차할 수 있게 된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재학생 수'가 학생정원보다 적은 경우 정원 대신 '재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사·교원 확보 기준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해 대학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 학교법인이 수익을 창출해 대학에 투자하는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학교 법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 건물, 유가증권, 신탁예금 등을 말한다.
교육부는 "교지‧교사‧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을 낮춤으로써 대학이 유휴 재산을 활용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며 "대학의 교육여건과 재정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활용 가능한 겸임‧초빙교원 비율은 기존 25%에서 33.3%까지 확대한다. 기존에는 일반대학 25%, 대학원대학(전문대학원) 33.3%, 산업대·전문대 50%까지 활용 가능했다. '교원 1인당 학생 수' 확보 기준은 유지된다.
◆대학 간 통폐합 요건 완화
대학 간 통폐합 시 일률적으로 입학정원을 감축하도록 한 조건을 삭제한다. 교사·교원·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을 전년도 이상으로 유지한다면 정원 감축 없이 통폐합이 가능해진다. 통폐합 대상 학교를 전공대학과 비수도권 사이버대학까지 확대한다. 교육부는 "대학의 구조개혁을 가속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여러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학교급별(유치원, 초중등학교, 대학교) 특성에 따라 법인을 분리 운영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긴다. 이에 법인을 분리할 경우 기존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수익용 기본재산 가액을 학교별 재학생 수에 따라 나누면 된다.
대학의 위치 변경 및 학생정원 이동 조건 완화를 통한 캠퍼스별 특성화를 확대한다. 기존에는 대학이 기존 캠퍼스와 새로 조성되는 캠퍼스 모두 교지와 교사 확보율을 100% 이상 갖춰야만 이전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새로 조성되는 캠퍼스의 시설 여건만 갖추면 이전할 수 있다.
또 대학이 캠퍼스 간 학생정원을 이동할 때 정원이 늘어나는 캠퍼스에 교지·교사를 100% 이상 확보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교사 확보율만 100% 충족하거나 전년도 이상으로 유지하면 정원 이동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학부와 대학원 간 학생정원 조정 시 학부생 충원율과 학부 정원 감축 요건을 폐지하고, 박사과정을 신설하는 경우 교원 연구 실적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을 없애 대학이 학칙을 통해 정하도록 했다.
전문대학원을 신설할 경우 교원 확보 기준을 일반대학원 수준으로 완화(학부 정원의 2배→1.5배로 산출)하고, 다른 학부(대학원) 소속 교원과 시설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등의 시대·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