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8일(현지시간) 비자 면제 입국을 상황에 따라 신속히 중단할 수 있게끔 비자 발급 중단 제도를 손볼 것을 제안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유럽의회와 EU 정상회의에 전달한 '제6차 비자 발급 중단 제도 보고서'에서 제도 강화를 제안했다.
기존 제도는 불규칙한 이주민의 급증과 복합적인 위협 등 사유가 있어야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U 집행위는 비자 면제 제도를 정지할 수 있는 근거를 확대하고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 개정을 권고했다. 또 비자 면제 국가에 대한 모니터링과 비자 면제 국가에 보고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EU가 불법 이민 급증을 우려해 내놓은 조치로 풀이된다고 유로뉴스가 분석했다. 최근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지중해 국가로 이민이 급증했단 설명이다.
마르가리티스 스키나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비자 면제 프로그램은 EU에 "큰 이익"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남용"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에 비자 면제로 입국할 수 있는 약 60개국 중 27개국이 불규칙한 난민들의 역내 입국 '환승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바 요한슨 EU 내무담당 집행위원은 "지난해 비자 면제 국가들로부터 온 망명 신청자가 약 15만 명이다. 이는 엄청난 수치인 것은 물론 무비자 여행이 활용되어선 안 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스키나스 부위원장과 요한슨 위원은 잠재적인 안보 위협을 초래하는 불법 이민자들의 신속한 본국 송환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발언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불법 거주하던 무장 괴한이 스웨덴 국적인 2명을 살해하고 이틀 후에 나왔다고 유로뉴스는 부연했다.
지난 16일 군용 총기로 무장한 범인이 브뤼셀 생크테레트 광장 인근에서 행인들을 향해 최소 8차례 총격을 가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EU 집행위의 제도 개정 권고안은 유럽의회와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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