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 실적 개선으로 신임 얻어
마트·슈퍼·편의점 '3사 1인' 대표
3사 상품본부 통합…규모의 경제 노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대표급 40% 교체'라는 신세계그룹의 파격적인 임원인사 속에서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이마트 3사(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로 내정됐다.
올 상반기 이마트가 연결기준 4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이뤄진 인사다. 신세계그룹 최초로 3사 대표를 겸직하게 된 한 대표는 상품본부를 통합, '규모의 경제'를 이뤄 실적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채양 대표를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채양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 내정자.[사진=이마트] |
신세계그룹은 '정용진의 남자'로 불리는 컨설턴트 출신의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이마트와 SSG닷컴의 겸임 대표로 선임하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꾀했다.
강희석 대표를 중심으로 지마켓(구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이뤄진 만큼, 온오프라인 채널의 역량을 도모해 디지털 전환을 이루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뒤 적자로 전환했고, 인수 자금 부담으로 인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실적도 악화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기준 전년(3168억원) 대비 57.2% 줄어든 13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까 3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 악화 속에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믿을맨'으로 이마트 대표로 자리를 옮겨가는 한 대표는 강 대표와 달리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1965년생인 한 대표는 마포고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신세계그룹 경영지원실(현 전략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전략실에서 기획·경영·관리 업무를 맡아오다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16년 다시 전략실로 돌아와 재무최고책임자(CFO)를 역임했다.
'재무통'으로 통하는 그는 이후 2019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역임하며 4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작년 222억원의 연간 흑자 회사로 만들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서 보인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그는 오프라인 채널간 시너지 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본사.[사진=이마트] |
앞서 롯데마트도 마트와 슈퍼의 상품조직을 통합해 적자를 벗어났다. 마트와 슈퍼가 개별적으로 매입하던 상품을 통합함으로서 규모의 경제를 이룬 덕분이다.
매입 물량이 늘어나면 단가 협상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도 슈퍼, 편의점과 상품본부를 통합해 수익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임원인사에서 한채양 대표를 3사 대표로 선임하면서 황운기 이마트 상품본부장 전무를 통합 상품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후속 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와 관련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