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빌딩 1~3층 공연장 리모델링
핸드레일 설치, 가변형 객석, 문자 통역 등 지원
비장애인 공유 공간 활용은 논의 중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오는 24일 개관을 앞둔 '모두예술극장'이 '배리어프리' 공연장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최초로 장애예술인의 창작과 육성, 교육 활동을 위해 '장애예술 공연장'이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빌딩 1~3층에 마련됐다. 24일 정식 개관을 하지만, 지난 13일부터 연극 '사냥꾼의 먹이가 된 그림자' '21° 11′ 등을 선보이며 시범 운영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모두예술극장 [사진=문체부] 2023.10.20 89hklee@newspim.com |
김형희 이사장은 19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모두예술극장' 현장 공개에서 "최근 공연장을 방문한 지체장애인 관객이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서비스였다'며 만족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존 공연장의 편의시설에 대한 차이"라며 "장애인들은 극장에 가기 전까지 화장실 등 관련 기관의 편의시설을 일일이 검색하거나 현장에 가선 안내원을 불러 요구할 것들이 많은데 '모두예술극장'은 그런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장애인에게 환경이 바뀌면 장애는 없다고 말씀드린다"며 "앞으로는 이런 부분들이 어느 극장에서든 다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리어프리' 관련 메뉴얼도 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지역에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거듭했다.
공연 시에는 문자 통역,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을 운영한다. 장애인의 창작 활동과 문화예술 향유를 적극적으로 돕는 접근성 매니저도 항시 대기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안내견도 극장 입장이 가능하다. 장애인과 장애인 봉사자의 동반 공연 관람을 위한 티켓 할인 정책이 수용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과 오세형 공연장추진단TF 단장 2023.10.20 89hklee@newspim.com |
'모두예술극장'은 기존 구세군빌딩에 있던 공연장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없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극장이다. 오세형 공연장추진단TF 단장은에 따르면 2021년부터 기획된 이 사업은 설계와 허가까지 2년 반의 시간이 소요됐다. 공사업체는 지난해 9월 선정됐고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순공사비는 56억원, 장비 포함 총 80억원이 쓰였다. '모두예술극장'은 구세군빌딩에 2031년까지 임대계약된 상태다.
'모두예술극장'은 노약자와 장애인, 비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에 최적화돼 있다. 라운지를 비롯한 극장 부대시설에는 300m의 핸드레일이 벽면에 설치돼 있다. 공연장으로 무대와 객석 크기, 위치, 구조를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다. 객석은 1층와 2층으로 나뉘어 지며 1층은 209석 2층은 최대 50석까지 가능하다. 1층의 1열은 휠체어석이며 나머지 객석은 수납식이어서 9~11열까지 변형이 가능하다.
부대시설로는 분장실과 미팅룸, 연습실, 라운지 등이 있다. 분장실 내에는 장애인 화장실, 샤워 시설, 탈의실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1층 분장실에서 2층 무대로 연결되는 별도의 엘레비에터가 있어 배우들의 이동에 제약이 없다.
스튜디오는 다목적 창작 스튜디오로 소규모 공연이나 세미나, 워크숍,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오는 11월 중에는 '모두예술주간'을 맞아 포럼이 계획돼 있다. 연습실은 3개가 있으며 72㎡, 78㎡, 96㎡로 규모가 다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모두예술극장' 연습실 2023.10.20 89hklee@newspim.com |
'모두예술공간'이 비장애예술인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될지는 미정이다. 오세형 단장은 "대관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기회가 닿을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예술가가 중점이 되는 공간이 되겠지만, 비장애예술인이 참여하는 작업이 많고 이 부분은 논의해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단장은 또한 "해외서도 이 '모두예술극장'에 관심이 많다"며 "장애 예술과 공연장 관련 포럼이나 중요 행사도 이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 이사장은 "2018년 실태조사 결과 장애예술가는 3만2000명이며 2020년 조사에선 장애예술인 전문가가7950여명, 단체는 233개였다"며 "때문에 장애예술 지원 공간이 늘어나면 장애예술가도 확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모두예술공간'은 장애예술인을 위한 공간이지만 예술은 장애인끼리만 할 수가 없다"며 "비장애인도 함께 하는 '통합형 공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장애예술'의 사회적 의미는 '문화 다양성'이라고 함축했다. 그는 "장애 예술을 통해 감성이나 생각의 범위가 확장된다"며 "장애예술은 소수의 영역이기 때문에 삶의 다양성을 다루고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태도나 관점이 바뀔것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라는 표현도 있지만, '장애인 예술'을 통해 감동도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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