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시티 외곽 돌파해 시내 진입...하마스도 게릴라전
치열한 시가전으로 민간 피해 급증 우려
병원도 연료 부족으로 중단 위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핵심 거점인 가자시티 저지선을 뚫고 시내로 진입하면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전투의 정점에 있다"면서 "(우리 군은)인상적인 성공을 거둬왔고, 가지시티 외곽을 통과해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기습 공격을 당한 이후 하마스 완전 제거를 공언해온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핵심 거점이자 군대 지휘부가 포진한 가자시티를 핵심 군사 목표로 지목해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 앞에서 한 아버지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자신의 자녀 시신을 들어올리며 절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사실상 봉쇄한 상태에서 주민들에게 하마스를 떠나 남부 지역으로 피신할 것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가자시티 진입을 준비해왔다.
국제 구호 단체와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 침공하고 하마스가 이에 맞서 대대적인 시가전을 전개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야기하는 인도적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가자시티에서 하마스가 지하 터널을 근거지로 활용해 이스라엘군에 대한 게릴라식 전투를 펼치며 저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공병대장인 이도 미즈라히 준장 역시 가자시티 등으로 진격하는 진입로를 개방하는 군사작전 1단계에 있지만 하마스가 설치해 놓은 지뢰와 부비트랩 등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하마스 병사들이 터널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 이스라엘군 탱크를 공격한 뒤 다시 도망가는 치고 빠지기 식 전투로 저항하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을 인용해 소개했다.
한편 전면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사흘째 가자지구의 난민촌 주택가를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부레이즈 난민촌을 공습했고 이로 인해 적어도 1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에도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 공습을 가해 수백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내면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부와 병력이 난민촌을 근거지로 활용해 지하터널과 무기를 감춰두고 있다면서 이들을 제거하기 위한 난민촌 일대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본격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면서 주요 병원들은 연료 부족으로 비상 발전기 가동마저 중단하고 있다.
하마스가 관리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 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인도네시아 병원의 발전기가 이날 오전 연료 부족으로 멈췄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병원들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 발전기로 버텨왔다. 그러나 연료 부족으로 발전기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산소 발생기, 응급실, 수술실 운영조차 힘든 상황이고, 시신 보관소의 전원도 꺼야하는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지난 달 20일부터 이집트쪽 남부 국경을 통해 물, 식량, 의약품 등 구호물자 트럭의 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했지만, 연료의 경우 하마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며 이를 차단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구호단체 등은 병원에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연료 공급이 허용돼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23개 병원에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이로인해 많은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아직 가자지구로 연료 반입을 허용할 지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