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이 내년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 1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2024년 중국 거시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중국의 내년 거시 정책을 전망했다. 재정정책의 실물 경기지원 강도가 계속해서 강화되고, 통화정책 역시 재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내년에 지급준비율(지준율)과 기준금리가 각각 3차례, 1차례씩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면서 이 같은 거시정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올해 5.3% 성장한 뒤 내년에는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후이(閃輝) 골드만삭스 중국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지원 노력이 뚜렷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5.3% 성장률 전망치가 높은 편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경제가 여전히 일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부동산과 가계 및 민간기업의 자신감 약화, 토지재정, 지방부채 등을 경제 성장 방해 요인으로 지목했다.
산후이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지방정부들이 부채 해소 부담을 안고 있고 팬데믹 종식 후 경기 반등 보너스가 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앙 재정이 더 큰 역할을 발휘함으로써 지방재정의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며 "이는 또한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이 더 큰 힘을 내는 중요한 지원수단"이라며 내년 분기마다 지준율과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연내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연말까지 거액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가 만기를 맞고 1조 위안(약 180조원)의 국채 추가 발행으로 시중 유동성 우려가 커진 데 더해 지난달 금융지표에서 신용수요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여지를 넓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기조가 사실상 막바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위안화 환율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리 인하와 같은 총량조절식 통화정책 운용을 제한하기 때문이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7.2위안 수준일 때는 통화정책 시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산후이 역시 "현재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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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정책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종전의 2.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그러면서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풍부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며, MLF를 통해 1조 4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달 8500억 위안 규모의 MLF 대출이 만기를 맞는 점을 감안할 때 6000억 위안을 순 공급한 셈으로, 2016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 공급이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MLF를 통해 시중 유동성 총량을 조절하며, MLF 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유도한다.
MLF 금리는 지난 지난 6월 2.75%에서 2.65%로 0.1%p 인하됐고, 8월에 2.50%로 또 한 번 0.15%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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