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4개월 앞두고..."시기상 부적절"
비명 "대의원제, 당의 화합 위해 만든 것...소탐대실 될 것"
친명 "기존에 있던 논의...최소한의 범위만 건드린 것"
[서울=뉴스핌] 지혜진 윤채영 홍석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24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서 대의원제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상황에서 총선과 무관한 대의원제를 건드려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존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의 비율로 반영하던 것에서 대의원·권리당원 70%로 반영하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박수치고 있다. 2022.08.28 photo@newspim.com |
민주당 대의원은 당 지도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당연직과 각 지역위원회에서 뽑은 선출직으로 나뉜다. 권리당원은 월 1000원 이상 당비를 내는 당원이다.
민주당은 당대표 선출 대회 명칭이 `전국대의원대회`일 정도로 대의원제가 막강했다. 현재 대의원의 1표는 권리당원 60표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이를 최대 20대 1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최근 늘어난 권리당원 수를 반영하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은 1만5000여명이고 권리당원은 150만명에 육박한다. 전체 당원은 250만명가량이다.
앞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지난 8월 대의원제 폐지를 혁신안으로 제안한 바 있다.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에서 권리당원 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로 선출하자는 게 골자였다.
대의원제 축소는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현행 대의원제가 이 대표 체제 이후 급증한 권리당원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의 등가성을 요구하며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보였다.
그러나 대의원제를 폐지하면 영남 등 민주당 기반이 약한 지역 당원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비명계는 친명계가 많은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비명계 공천 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선을 4개월 정도 앞둔 시점 상 대의원제를 손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지금 할 게 아니다. 총선 이후 전당대회를 고려한 결정 같은데 계파 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며 "원래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해야 하는 건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친명계와 비명계 간 입장 차는 여전히 선명하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스템 공천이 그냥 나온 게 아니고 당의 화합을 위해 이해찬 대표 당시 고심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그 시스템을 흐트러지게 한다면 당이 흐트러지고 당의 평화가 깨진다. 소탐대실이 될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반대가 클 거고, 의총 차원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비명계 초선 의원은 "(대의원제를) 아예 폐지한 거면 의원들이 반발할 수 있는데 비율을 축소한 거니까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기의 부적절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선 내년 전당대회 때 또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나. 자꾸 그런 걸 가지고 불협화음을 키울 필요는 없다"며 "총선이 끝난 다음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은 기존에 있던 논의를 이제 처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오히려 1대 1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최소한의 범위 정도만 한 것이고, 대의원제 축소만 가지고 중앙위원회를 개최하는 건 좀 그렇다 해서 한꺼번에 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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