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현재 정치는 정치가 아닌 전쟁입니다."
증오의 정치가 극에 달했다고 보여주는 예시로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을 떠올릴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부산에서 한 60대 남성의 흉기에 찔려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을 '정치 감성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정치 문화는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정치를 바라본다.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인의 반대 목소리를 내는 측은 '적'으로 규정한다. 이렇게 되면 정치 감성화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팬덤이라는 존재로 가시화된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에서 여야는 극한의 대립 관계였다. 167석을 갖고 있는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 112석에 불과한 소수 여당 국민의힘은 서로 협력하기 보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 바빴다.
민주당은 과반 이상의 의석으로 본인들이 주장하는 법안을 국민의힘과의 협의 없이 단독으로 통과시키는 일을 밥먹듯이 행했다. 입법을 막을 힘이 없는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꺼내들며 맞대응했다.
협치와 타협은 사라졌다. 과거 국회는 상임위원회 과정에서 서로 당의 의견을 내세우며 설전을 펼치긴 했지만, 상임위가 끝나면 여야가 모여 식사를 하는 등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21대 국회는 여야의 갈등이 깊어져 그런 관행조차 깨졌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혁신을 위해 정치 경험이 없는 법무부 장관 출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정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정치 경험이 없기에 기존 정치권의 틀을 깰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정치와 관련해선 '빚'이 없는 한 비대위원장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증오의 정치라는 사슬을 끊어내고 협치와 화합, 국회 본연의 기능인 갈등을 해소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올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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