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동종 최대 크기…60년만의 국보 승격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된 것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9일 전북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및 수장고에서 열린다.
문화재청은 오는 9일 오후 2시 '부안 내소사 동종' 국보 지정 기념행사를 내소사 신도들과 지역주민과 함께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부안 내소사 동종. 2024.01.08 [사진=문화재청] |
'부안 내소사 동종'은 높이 103㎝, 입지름 67㎝ 크기의 종으로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드러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크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1222년(貞祐 10) 제작했으며, 종을 옮긴 내력이 담긴 이안기(移安記)를 통해 본래 부안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겨졌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 종의 어깨 부분을 올림 연꽃 문양으로 입체적으로 장식하고 몸체에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한 점,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녔다. 장인 한중서의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동종을 조성한 한중서는 13세기 전반부터 중엽까지 활동한 장인으로 민간 기술자인 사장(私匠)에서 시작해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관청 소속의 관장(官匠)이 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는 고령사 청동북(1213년), 복천사 청동북(1238년), 신룡사명 소종(1238년), 옥천사 청동북(1252년) 등을 남겼다.
문화재청은 "특히 이번 지정 기념행사에서는 부안군립농악단의 축하공연과 국보 지정서 교부 등을 마친 후,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직접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내소사 내 수장고에서 '부안 내소사 동종'에 대한 해설을 들려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행사를 통해 고려 후기 대표 동종인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됐음을 널리 알리고, 지역주민들의 자부심을 고취하여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부안군과 함께 앞으로도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 31일 '부안 내소사 동종'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한다고 예고한 후, 12월 26일 국보로 지정했다. 동종이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약 60년 만의 국보 승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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