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피해자 측 "자백하지 않는 건 2차 가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전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황씨의 친형수가 첫 재판에서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이중민 부장판사)는 8일 오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의 친형수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황의조 [사진 = KFA] |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6월 자신이 황의조 선수의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리며 황의조 선수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전반적으로 공소사실과 같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피고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피고인이 관여한 바가 없다는 것이냐"고 재판부가 되묻자 변호인과 A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변호인은 "이 사건에는 피해자나 피고인의 사생활 관련된 부분이 상당히 많이 포함돼 있다"며 "가능하면 비공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판 전부를 비공개 진행할 생각은 없고 증거조사나 증인신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비공개 진행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불법촬영 피해자 대리인도 "피해자는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는 정도가 아니라면 이 재판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며 "피해자는 직접 와서 재판을 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재판 과정을 너무나 궁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 대리인은 "피고인은 여전히 범죄를 자백하고 있지 않은데 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구속심사 과정에서 황의조 선수에 대해 '내가 보호해야 할 아이'라는 표현을 썼다. 황의조는 불법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인데 피고인은 그런 황의조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인 것이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고 엄벌을 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 등을 진행하기 위해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불법촬영 혐의를 받고 있는 황의조 선수는 경기 일정과 구단 상황 등을 이유로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현재 황의조 선수는 소속팀 노리치 시티 경기에는 출전하고 있지만 국가대표 자격은 정지된 상태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