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높은 대기업에도 개혁 압박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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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①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3. 고(高) PBR 기업도 개혁 압박
도쿄거래소의 요구대로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을 높이기 위한 개혁안을 발표한 기업의 분포는 여전히 주가가 장부가치를 밑도는 기업군(PBR 1배 미만 기업군)에 집중돼 있다.
전날(1월15일) 도쿄거래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프라임시장 상장사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5배에 못미치는 기업 가운데 49%가 개혁안을 내놨다. 검토중이라고 답한 곳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68%까지 높아진다. PBR이 0.5~1배인 기업들 중에는 51%가 개혁안을 발표했고, 관련 대책을 검토중이라는 기업까지 보태면 62%가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PBR이 1배 넘는 기업들은 개혁의 의지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PBR 1~1.5배 기업군에서는 34%만이 개혁방안을 내놨다(검토중이라고 답한 기업을 합하면 42%다). PBR이 2배가 넘는 기업군에서는 그 비중이 29%로 더 적었다(검토중이라고 답한 기업을 더할 경우 34%다).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라는 도쿄거래소의 압박은 불이익을 당할 위험에 노출된 저 PBR 기업들을 중심으로 효과가 두드러졌다. PBR이 높은 기업의 참여는 최근 다섯달 사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 절대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참고로 도쿄거래소는 지난해 8월29일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개혁 후속 방안`에서 PBR이 높든 낮든 모든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경영 개혁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거래소는 "이미 PBR이 높은 상장사라 해도 우리(거래소)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 부응해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해달라는 게 우리의 방침"아라며 "이는 시장(프라임 및 스탠다드) 구분 없이 그리고 PBR 수준과 무관하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고 PBR 기업일수록 개혁 참여 의지가 약했다 [ 자료 = 도쿄거래소] |
4. "모멘텀 지속될 것"
이에 따라 거래소의 개혁 요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고(高) PBR 기업군은 향후 거래소와 투자자들로부터 더 큰 압박에 놓일 수 있다. 더구나 거래소가 공개하는 기업 명단(경영개혁에 동참한 기업의 명단)은 매달 업데이트 되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참여기업이 늘어날수록, `자본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라`는 압력은 몇몇 버티는 기업에 집중포화 양상을 띠기 쉽다.
이는 역설적으로 향후 지배구조개혁의 모멘텀이 PBR이 높은 기업군에서, 즉 PBR 1배 이상의 대기업쪽에서 추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PBR이 1배를 웃도는 대기업(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아직 도코거래소의 개혁 요구에 응하지 않은 대표적 기업은 도요타(7023.JP)와 패스트리테일링(9983.JP) 키엔스(6861.JP) 닌텐도(7974.JP) 등이다.
제퍼리증권의 슈리칸트 칼 전략가는 "이번 도쿄거래소의 조치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향한 큰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개혁안을 공표한 기업 가운데 향후 ROE 개선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은 덴소(6902.JP)와 교세라(6971.JP)다이니폰인쇄(7912.JP) 그리고 MUFJ(8306.JP) 등이라고 했다.
반면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가치주 가운데 개혁안을 아직 공표하지 않은 종목은 하락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캐논(7751.JP)과 마루이치강관(5463.JP), 그리고 미쓰비시로지스넥스트(7105.JP)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자산운용의 이시구로 히데유키는 "도쿄거래소의 이번 발표는 지배구조 개혁에 동참하는 기업이 확산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며 "도쿄 증시에 개혁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가 전날 공표한 기업명단은 투자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개혁 요구에 응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주가하락의 형태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0.31% 하락한 3만5792.06에 오전장을 마쳤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7거래일만에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의 14거래일 상대강도지수(RSI)는 계속 단기 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다. 25일 이동평균선과 주가지수의 상방 괴리율 역시 전날(1월15일) 종가기준으로 6개월여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주가 상승 종목수를 하락 종목수로 나눈 비율은 (전날 종가기준) 135%를 나타내 넉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한편, 과열의 경계선인 120%선을 뚫고 올랐다.
닛케이225지수 및 14거래일 상대강도지수(RSI)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