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등 안보리에서도 북러 무기 거래 비판
"상임이사국 러가 위반 문제 심각...北 군사능력에 영향"
러 "서방 우크라 지원이 문제" 반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한국과 미국, 일본 등 40개국 유엔대사들이 22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간 무기거래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맞섰다.
한·미·일 등 46개국과 유럽연합(EU)의 유엔주재 대사들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비롯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모든 국가에 러시아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미사일과 드론을 포함한 무기와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은 물론 이란과 벨라루시 등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함께 비판했다.
러시아와 북한 등의 무기 거래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40여개국 유엔주재 대사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1.23 |
성명은 특히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러시아가 위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함으로써 북한이 무기를 발전시킬 중요 통찰력을 제공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도 북·러간 무기 거래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북∙러간 불법적인 무기 이전과 잠재적인 기술 이전은 지역 안정과 세계적인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면서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는 모든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즉각 군대를 철수하고 북한산 무기의 불법 조달을 중단해야 하며, 안보리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준국 유엔 대사도 "러시아는 북한이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세차례 사용했으며, 이는 글로벌 핵비확산과 한반도 상황에 중대한 함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제공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 사정거리에 한반도 전역이 들어간다"면서 "북한이 무기 수출 대가 반대 급부로 러시아로부터 핵·미사일 기술 등 북한 군사역량에 중요한 것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사는 또 "이같은 노골적 안보리 결의 위반이 다름 아닌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의해 초래되고 있어 특히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북러간 무기 교류를 규탄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도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받은 무기와 군사 장비는 계속해서 분쟁을 촉발하고 민간인 사상자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왜곡된 시각을 갖지 않는 다수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방해하는 핵심 요인을 서방의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정권 지원 탓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방은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