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2024년 갑진년의 새해가 밝았으나,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첫 실적 발표는 다소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넥슨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위메이드와 넷마블, 데브시스터즈는 적자라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내 게임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청룡의 해인 갑진년이 의미하는 새로운 시작과 기회의 상징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갑진년 새해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청룡은 새로운 시작과 생명의 기운을 상징한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위메이드와 넷마블, 데브시스터즈가 청룡의 해를 맞아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용은 예로부터 어려운 과정을 견디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뛰어난 인물을 상징하는 비유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용이 승천하기 위해서는 물과 비, 바람과 구름을 만나고 뿔이 나야만 하는데, 아무리 뛰어난 용이라도 조건이 맞지 않으면 하늘에 오를 수 없다고 한다. 위메이드와 넷마블, 데브시스터즈의 지난해 상황은 이러한 용과 비슷하다.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조건)이 다르다.
위메이드는 암호화폐 '위믹스'를 기반으로 P2E 생태계를 주도하는 국가 대표 블록체인 게임사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 2' 관련 분쟁을 20여 년 만에 종결지으며, 중국 시장에서 비상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00년대 초 국내 최초로 온라인 게임 포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모바일 게임의 매운맛을 보여준 1세대 게임사 넷마블은 외부 IP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이 있었다. 넷마블은 지난해 자체 IP를 활용한 '세브나이츠 키우기'를 흥행시키면서 약점을 강점으로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하나로 미국과 캐나다,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한국 벤처 게임사의 신화다. '쿠키런' 단일 IP 하나로 국내외 시장을 휩쓸면서 연매출 3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놀라운 IP 파워를 입증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를 최고 IP책임자로 임명했다. 단일 IP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게임 중심의 IP 확장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로 했다.
맹자의 '고자(告子)' 편에서 "하늘이 사람에게 큰 책임을 맡기려 할 때는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히고, 그의 뜻을 단련하며, 그의 몸을 힘들게 하고, 그의 행동을 시험한다. 이렇게 해서 그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그의 성품을 강하게 만든다. 그래야 그는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굴하지 않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시련을 겪어야만 강해지고, 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교훈을 위메이드와 넷마블, 데브시스터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현재의 어려움이 이들 게임사에게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 여건이 맞는다면,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위메이드와 넷마블, 데브시스터즈도 승승장구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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