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통과 이후 법사위 계류
최근 흉악범 무기징역 선고에 다시 '관심'
인간 존엄성 침해 등 우려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 피고인들이 1심에서 잇따라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을 신설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30일 국무회의 통과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계류돼 있다. 통상 계류 중인 법안들은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고, 이를 통과하면 정부의 공포를 거쳐 시행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02.15 leehs@newspim.com |
개정안은 가석방이 허용되는 무기형과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무기형을 구분하고, 법원이 판결할 때 가석방 허용 여부를 함께 선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형법에서는 무기형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복역 태도가 양호하면 무기형을 받은 범죄자도 20년이 지났을 때 가석방을 허용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개정안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여러 국민들께서도 이런 제도 도입에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며 "사형제도 폐지와 관계없이 가석방 없는 종신형 추진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전 질의를 통해서도 "무기수도 가석방될 수 있는 등 흉악범에 대한 형 집행 공백에 대응해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도입하는 법안이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고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관련 법안의 국회 논의를 충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무기징역으로 복역하다가 가석방된 뒤 세 번째 살인을 저지른 강모 씨가 1심에서 또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과 '서현역 흉기 난동' 피의자 최원종,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윤종 등 흉악범들에게 무기징역 선고가 이어지면서 재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해 "사실 사형제도보다 더 가혹한 형벌일 수 있다"면서도 "사형 집행이 아예 안 되는 상태에서 궁여지책으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석방이 없다면 (수감자들이) 희망이 없으니까 엉망으로 생활할 게 뻔하고 교정 공무원들에게도 상당히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무기징역 가석방 요건을 더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8월 "'가석방 없는 무기형은 헌법상 인간 존엄의 가치를 침해하고 형사정책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제도"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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