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공동성명·삭발식·사직' 이어져
환자단체 "긴장·고통으로 피 말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행하는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메워온 교수들도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 7000여 명에 대한 미 복귀 증거를 확보했다며 이들에 대한 행정·사법 처리 속도를 내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29일까지 각 수련병원으로부터 전공의 7854명에 대해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불이행했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사진=강원대 의대 교수진] |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에 더해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주도한 이들에게는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사법처리 후 기소돼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징계와 의대 증원에 반발해 공동 성명을 내고 삭발식을 단행했다. 각 대학의 증원 신청 규모가 정부의 증원 목표(2000명)를 훌쩍 뛰어넘으며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복지부와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에서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전날 강원대 의대 앞에서 이 대학 교수 10여 명을 중심으로 진행된 삭발식에서 류세민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과 유윤종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부학·원장은 대학 측의 증원 규모 결정을 비판했다.
사직 의사를 밝힌 의사도 등장했다. 일부 교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직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충북대병원에 사직서 제출했다. 배 교수는 SNS에 올린 글에서 정부의 의사 면허 정지 방침과 충북대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등을 언급하며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우성 경북의대 이식혈관외과 교수 의대교수 중 처음으로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SNS에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사직의 뜻을 밝혔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 3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전공의 처벌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전공의들을 겁박하는 정부의 사법처리가 현실화한다면 스승으로서 제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중 68%(293명)가 참여한 설문조사선 집단행동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서울대·경희대·연세대 등의 의대 교수협의회도 정부 사법처리가 현실화하면 방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상황이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에서 "의료공백 속에 우리 중증질환자들은 긴장과 고통으로 피가 마르고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