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해라" 내용 담겨
의협 "정식 공문 양식 아냐, 의협 로고, 직인 등 위조된 것"…법적 대응 예고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사직하지 않고 병원에 남은 전공의들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가운데, 의협이 해당 문건 허위 사실이며 작성자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8일 의료계와 경찰에 따르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본인을 의협 관계자라고 밝힌 커뮤니티 이용자가 전날 오후 9시쯤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2장 분량의 대한의사협회장 직인이 찍힌 의협 내부 공지 문건이 첨부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해당 문건에는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 및 유포하라"며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블러 처리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이므로 블러 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며 "특정되는 정보는 모두 블러 처리되므로 위법 소지가 없다"라는 설명도 부연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투쟁위 일부 직원들에게만 지침 사항 하달용으로 비공개로 전달되던 문서"라며 "가십거리를 만들어 논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의협의 악질적 행태에 대한 수사 개시의 계기를 만드는 것, 추가적인 폭로는 수사 내용을 봐달라"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의협 관계자 측은 "가짜 조작된 문건"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어 "(해당 문건은) 의협 정식 공문 양식도 아닐뿐더러 의협 로고, 직인 등이 위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내용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게시글에 대해 문서위조 건으로 형사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업무방해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06 mironj19@newspim.com |
의협은 해당 게시글이 올라간 시점부터 해당 게시물 작성자가 의협 관계자인지 내부 파악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 관계자는 "고소한다고 하면 수사 단계에서 신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의협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참의사 전공의 있는 (환자) 전원 가능한 병원'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게시글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병원별·과목별 남은 전공의 숫자와 함께 일부는 이름 세 글자 중 두 글자가 공개되고 '혼자만 공식 계약', '무계약 근무' 등의 설명이 달려있었다.
의협 측은 이를 두고 지난 7일 브리핑을 통해 "전공의에게 물어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파악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글을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이런게 있다고 글(기사)을 쓰는 순간 의사와 국민 거리가 더 멀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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