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영입하고 싶어도 요즘 정치하겠다는 젊은 친구가 없어요. 청년 인재 찾는 게 쉽지 않아요"
사석에서 만난 모 여당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청년·여성 비중이 지난번보다 줄어들 것이란 기자의 말에 이같이 한탄했다. 언론에선 매일같이 '낡은 공천', '감동없는 공천'이라 비판하지만 막상 지역구에서 싸워 이길 정치신인, 청년 인재를 찾기란 어렵다는 게 당의 솔직한 입장이다.
4·10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여야의 공천이 모두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이다. '현역불패' 혹은 '비명횡사' 등의 수식어로 양당의 공천 과정은 언제나 그렇듯 잡음이 난무했다. 여야는 약속이나 한 듯 공천이 시작되기 전 "청년과 여성의 정치 장벽을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공수표로 돌아갔다.
정치부 박서영 기자 |
여야는 12일 기준 20‧30대 후보(만 나이 기준)를 각각 채 10명도 못 채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 공천이 확정된 2030 후보자는 ▲김재섭(서울 도봉갑) ▲김준호(서울 노원을) ▲장예찬(부산 해운대갑) ▲곽관용(경기 남양주을) ▲박진호(경기 김포갑) ▲김수민(충북 청주청원) ▲조지연(경북 경산) 등 7명이다.
민주당의 경우 ▲우서영(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안귀령(서울 도봉갑) ▲이현(부산 진을) ▲이소영(경기 의왕‧과천) ▲김용만(경기 하남을) 등 4명뿐이다.
지표로도 나타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확정자들의 평균연령은 각각 58.5세, 56.6세로 집계됐다(11일 기준). 지난 21대 총선 공천 상황보다 2~3살 높아진 수치다.
물론, 여야는 부족한 청년 비율을 전략지역이나 비례대표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남은 의석수와 거론되는 후보군들을 미루어보았을 때 파격적인 확장성은 없을 듯하다.
오늘날 정치권을 보며 기자는 2030세대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정치하겠다는 젊은이가 없다"고 한탄하던 의원에게 '그렇다면 청년층은 왜 정치를 기피하는지', '이제까지 그들을 험지로 내몰진 않았는지', '청년정치를 육성하자는 당내 목소리는 있었는지' 묻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성 정치인 스스로가 '정치는 기득권의 전유물'이란 편견을 깨야 한다. 청년과 여성이 선거 때만 소모되는 키워드가 아니라, 우리 정치권 깊숙이 자리 잡고 길러낼 수 있는 정치적 동료여야 한다. 중앙 뿐 아니라 시도의회까지 넓혀 권역별로 청년 여성 정치인들의 육성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금이 없어도, 경력이 없어도, 스펙이 없어도, 정치에 뜻이 있다면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국회가 도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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