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보먼 이사 "인플레 진전 정체되면 금리 인상 가능"
카시카리 "올해 금리 인하 안 할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조금씩 매파(긴축 선호)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올해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게 기본 전망이지만 물가 오름세가 연초처럼 꾸준하다면 다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이날 뉴욕에서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가 더 높아져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먼 이사는 "내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정체되거나 반전한다면 앞으로 열릴 회의에서 우리가 정책 금리를 더 높여야 할 리스크(risk, 위험)가 계속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책 금리는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의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을 2%로 돌리기 위한 정책 금리 인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먼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지난 2018년 말 연준 이사직에 오른 보먼 이사는 FOMC 위원 중에서도 매파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보먼 이사는 결국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해질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아직 금리를 인하할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나는 계속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꾸준히 둔화해 온 물가 오름세는 연초 들어선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월 전년 대비 3.1%, 2월 3.2% 올랐다. 연준이 주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월 2.9%, 2월 2.8%를 기록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먼 이사는 "최근 2개월간 인플레이션 수치는 진전이 고르지 않거나 앞으로 느릴 것을 나타냈다"며 "특히 핵심 서비스에서 그렇다"고 판단했다. 시장과 연준은 오는 10일 공개되는 3월 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느린 반면 고용과 소비 등 경제는 강력한 지지력을 보이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언제라도 살아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여건은 최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해 더욱 신중해진 주요 배경이다. 이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3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30만3000건을 기록해 월가 전망치 20만 건을 크게 웃돌았다.
보먼 이사는 "경제 전망을 둘러싼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나는 적절한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하며 지표를 면밀히 살필 것이며 정책 기조 변경을 고려할 때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공개 발언에 나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매파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2차례 금리 인하를 기본 전망으로 제시하고 있는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횡보하는 모습을 계속 보게 된다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기는 한 건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소비 지출 주도로 미국 경제가 계속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에도 금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개 발언한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덜 고무적이라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숙고할 시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6월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5%가량으로 반영 중이다. 이 확률은 직전 주만 해도 60%가 넘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