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MAU서 유일하게 상승…베이커리 팝업 이어 웹툰 서비스 출시
'락인효과'도 덩달아…"취향 빅데이터 축적 도움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패션업계가 앞다퉈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푸드와 엔터 영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SNS(소셜미디어서비스)에서 유명세를 탄 베이커리를 입점시킨 데 이어 12일인 이날부터 웹툰·웹소설 서비스도 본격화했다.
중국 이커머스 알·테·쉬(알리·테무·쉬인)의 국내 공습이 거세지는 가운데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쇼핑 앱들의 월간활성자 수(MAU)가 줄어들자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테고리 확장은 분산 투자를 통해 사업 안전성을 높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을 앱 안에 붙잡아 두는 '락인효과'도 있다.
에이블리가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고 신규 입점사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에이블리 제공] |
◆ 옷 안 팔리면 빵 판다…"스타일 포털로 거듭날 것"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대 패션 앱으로 불리는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별도 기준 영업흑자를 냈다. LF·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 등 패션 대기업들이 지난해 대부분 실적 부진에 빠진 모습과 대조적이다.
실적 향상 주요 원인으로는 카테고리 확장이 꼽힌다. 패션을 넘어 뷰티, 라이프, 푸드로의 확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 공습이 거세진 지난 2월, MAU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에이블리의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에이블리는 앞서 릴레이 베이커리 팝업을 열고 인기 베이커리를 판매한 데 이어 이날 웹툰과 웹소설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에이블리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패션, 뷰티, 라이프 등 트렌드와 인기 브랜드·상품을 소개하는 '매거진' 콘텐츠도 운영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자 수는 180만 명, 월평균 조회 수는 22만 회를 기록했는데, 패션으로 유입된 고객이 매거진을 통해 다른 카테고리 상품도 함께 구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이날 "유저가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며 단순 커머스 역할을 넘어, '스타일 포털'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굳히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락인 효과 동시에 가져간다…올해 남성패션·글로벌 사업 강화
에이블리와 쉬인에서 각각 '수학여행'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페이지. 쉬인은 '여행'에 추점을 맞춰 가방 등을 추천해주는 반면 에이블리는 스마일 데이터를 이용해 10대에 맞춘 패션을 소개해주는 등 더 고도화되어 있다. [사진=에이블리 제공] |
사업다각화는 단순 수입 구조를 넓히기 위한 것이 아닌 고객을 앱 내 체류시키는 '락인효과'도 있다.
체류 시간이 길어진 고객의 앱 내 움직임을 AI 기술을 통해 파악하면 취향 추천 서비스 등이 더 정교해진다. 이를 통해 판매율을 높일 수도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앱 내 볼거리가 더 다양해지며 신규 유저 유입 및 고객 리텐션이 증가하고, 앱 체류시간이 늘며 더 많은 취향 빅데이터 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곧 정교한 취향 추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유저 유입을 이끌고 또다시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블리는 AI 맞춤형 서비스를 정교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에이블리의 AI 추천 서비스는 특정 상품을 검색했을 때 비슷한 상품을 찾아주는 흔한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과 유사한 취향을 가진 다른 사람을 찾아 그 사람이 자주 찾은 스타일을 보여주고 공유하는 방식이다.
에이블리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사용자 서비스 고도화와 동시에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으로 남성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연내엔 아시아, 북미 등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