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유가 등 영향
원화 4월 3.09% 하락…다른 통화보다 가팔라
외환당국, 이틀 연속 시장 안정화 조치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중동 정세 불안과 멀어지는 미국 금리 인하로 원화 가치가 다른 국가 통화와 비교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이틀 연속 구두 개입하며 원화 가치 하락세를 돌려세웠으나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원화가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재차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리스크 불확실성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 전망 상단을 1440원대까지 높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2022년 10월25일 고점인 1444원 수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 측으로 공이 넘어간 상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에 따라 유가 및 달러 추가 강세가 가능하다"며 "전개에 따라 1400~1440원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 연결될 경우 1440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수연 메리츠화재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고려해 원/달러 2분기 상단을 1420원까지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7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5.45포인트(0.98%) 하락한 2584.18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0.22포인트(0.03%) 상승한 833.03에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86.8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4.17 mironj19@newspim.com |
현재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중동 지정학적 위기감 고조 등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외부 충격이 있을 시 원화 가치가 빠르게 변동하며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09%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5.15%)과 폴란트 즈워티(-3.12%) 이어 3번째로 많이 하락했다. 이 기간 멕시코 페소는 -2.86%, 일본 엔은 -2.15%, 캐나다 달러는 -2.11%, 대만 달러는 -1.79%, 러시아 루블은 -1.67%, 인도 루피는 -0.36%를 각각 보였다.
문다운 연구원은 "최근 강달러 압력 확대와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4월 들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7원 내린 1386.8원에 마감됐다.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하며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떨어졌다.
엔화 약세에도 원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강해 최근 100엔당 900원대까지 올랐던 원/엔 재정환율은 하락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18원으로 전일 오후 3시30분 899.72원보다 2.54원 떨어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다며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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