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시민과 동떨어진 정당…대체 인재 無"
배종찬 "김남국 비트코인 때 3040 민심 잡았어야"
김재섭 "험지 당선? 우리 당과 반대로만 했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제22대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당 위기 수습 및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문가 및 당선인·낙선인 등이 발제자로 참여한 해당 자리에선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당)', '대통령 이미지 추락', '영남 자민련(자유민주연합)' 등의 날카로운 지적이 나왔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22대 총선이 남긴 과제' 총선 평가 토론회에선 당과 정부를 향한 쓴소리와 자조가 쏟아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명호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4.25 pangbin@newspim.com |
토론회 좌장인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030 세대 층의 보수 가치 전락 ▲수도권 포기 정당 ▲당정 관계 및 당의 자생력 문제 등을 선거 패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지층을 세대로 치면 고령층에 국한돼 있고 2030에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체의원 3분의2 이상이 영남 출신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충청을 포함한 수도권 정당으로의 가능성이 과연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박 교수는 "시민 대부분의 생각과 동떨어진 정당.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게 보이는 정당이 됐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민감성이 약해졌다. 이렇게 되면 어쩌다 승리하는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체할 수 있는 인재가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 박원호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대적 관점에서 유권자를 바라봤다. 그는 "386세대 막내가 제 또래인데 5년이 지나면 이들이 60대가 된다. 10년, 20년 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60대 유권자 된다는 의미"라며 "그렇다면 보수정당은 어디서 지지를 찾아야 하는가. 새로운 정치적 수요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이 경기도를 포기한 당, 40대를 포기한 당이라며 이른바 '경포당', '사포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소장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경기도에선 연전연패하고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는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경기도 6석 확보에 그친 것을 두고 "제일 정신 차려야 하는 곳이 경기도다. 경기도 특성을 연구하면 이들 잡을 수 있는 있다. 권역별로 공부해보고 경기남부, 안성, 동부, 서부, 북부 등을 나눠 전략적인 재정비를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배 소장은 "40대도 포기한 정당"이라며 "3040층은 주거문제, 자녀교육, 이직, 재테크 등 다양 한 논제에 대한 고관심층들이다. (이들을 잡을) 기회가 있었다. 김남국 의원의 비트코인 문제가 불거져 이들이 분노했을 때, 그 때 민심을 잡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4.25 pangbin@newspim.com |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PI(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를 지적하며 "지난 2년간 속된 말로 망했다. 하나도 없다"며 "대통령 부부의 이미지가 완전히 고착됐다"고 했다.
특히 "방송에서 툭하면 '대통령 격노'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격노해야 할 것은 국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 이미지가 이렇게 된 것은 2년 내내 누적된 것이 이종섭 호주대사 논란, 김건희 여사 파우치 논란, 황상무 수석 막말 논란, 대파 가격 논란, 의대 정원 논란 등과 결합되면서 터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도봉갑에서 생환한 김재섭 당선인은 "강북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묻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 동안 한 번도 안 걸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개개인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당직자 출신으로 부산 동래구에서 승리한 서지영 당선인은 바람직한 당정관계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 당선인은 "당정관계에 대해 우리가 대통령실 비난만 하면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건 오판이다. 당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밖에서 언론에 떠드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용산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용기 있게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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