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비중 8%…올해 21%까지 확대 전망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급량·기술력 지속 확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심에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격도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사들의 수익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AI 열풍 주인공' HBM, 내년 가격인상 5~10% 전망
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D램 매출 측면에서 HBM 점유율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1%, 내년 30% 이상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HBM 구매자들은 AI 수요 전망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어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올해 공급규모 3배 확대…SK하이닉스는 '완판'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생산력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12단 제품 양산 계획을 앞당겨 올해 3분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이 물량은 이미 완판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 |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에 대한 양산을 지난달부터 시작했으며 2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제품은 2분기 내 양산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4 12단의 양산 시점을 2026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겼다.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 기지인 충북 청주시 공장은 지난달 말 공사를 시작해 2026년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의 2024년 말 HBM 관련 실리콘광통전극(TSV) 생산능력(CAPA)이 지난해 말 대비 16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025년부터 HBM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HBM 매출 확대와 판매 단가 상승이 예상되는 분석이 나온 만큼, 업계는 HBM 초과 공급 리스크를 떨쳐내는 모습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3E 8단, 12단으로의 기술전환에 따른 가중평균 수율 저하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당 HBM 채용량 증가(H100 대비 H200 80%, B100 140% 증가), AI 서버 출하량 확대를 감안하면 초과공급 가시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