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등 "전쟁 확대는 중동에서 끔찍한 일" 우려·경고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이스라엘이 미국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를 무력 점령한 뒤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자 미국이 난색을 표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을 갖고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증가와 긴장 고조에 대해서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도발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일어나면 "레바논에는 재앙이 될 것이고 무고한 이스라엘 및 레바논 주민에게도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특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과 또다른 전쟁을 하게되면 중동 지역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외교가 긴장 확대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갈란트 장관은 북부 국경 안전을 위한 헤즈볼라와의 합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갈란튼 장관은 이번주 미국을 방문, 조 바이든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완전 점령및 하마스 제거 계획과 함께 이후 헤즈볼라와의 전면전도 시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해온 하마스와의 단계적 휴전 및 종전, 인질 석방 협상에 실제로는 관심이 없고 하마스 완전 제거와 가자지구 점령 관리까지 포함한 자신들의 전쟁 구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격렬한 전투 단계가 곧 끝날 것"이라며 "종전 의미는 아니지만 현 단계의 전쟁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끝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마스와 "부분적 (휴전) 합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휴전 후에도 하마스 제거란 목표 달성을 위해 전쟁을 지속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에서의 군사 작전이 마무리되면 이스라엘군은 "전력의 일부를 이스라엘 북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는 다면전을 치를 수 있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북부 국경에서 헤즈볼라 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해 공습 등으로 주요 지휘관을 제거해왔다.
헤즈볼라는 지난 11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최고위급 지휘관 탈레브 압둘라 등이 사망하자, 수백 발의 로켓과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공격을 퍼부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주요 물류 거점인 하이파 항구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극우 강경파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서는 이를 계기로 국가 안보를 위협해온 헤즈볼라를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갈란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역내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와의 확전 의지에 제동을 걸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