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제안한 3단계 휴전안에 종전과 이스라엘군 철군 등을 역제안하면서 협상이 꼬인 형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의 제안이라며 밝힌 3단계 휴전안의 첫 번째 단계는 정전하는 6주 동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고 일부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것이 골자다. 이후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해 영구적인 휴전을 하는 게 두 번째 단계다. 마지막 단계는 향후 3~5년간 가자지구 재건 및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떠나는 팔레스타인인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타르 등 아랍 중재국들은 지난 6일 하마스로부터 3단계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휴전 합의 후 일주일 안에 가자지구 최남단 이집트 국경지대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가자지구 남부 국경지대를 하마스의 무기 밀반입 통로로 여기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현재 국경 검문소 일대를 장악해 통제 중이다.
아울러 하마스는 1단계에서 석방할 인질을 기존 33명에서 32명으로 줄여 다시 제안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교환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명단을 보낼 방침인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보낸 명단의 수감자를 반드시 석방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하마스가 보낼 명단에는 대(對)이스라엘 저항운동의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를 포함한다는 전언이다. 바르구티는 무장단체 인티파다를 이끈 인물로 2002년 이스라엘인 살인 혐의로 현재 종신형을 복역 중이다. 바르구티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정치세력 파타의 유력 차기 지도자로 거론된 인물인 만큼 이스라엘이 그의 석방 요구를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하마스는 영구적인 휴전이 아닌 종전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군사와 통치력을 내려놓은 후에야 종전을 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내 극우세력은 3단계 휴전안 내용도 충분히 양보한 것이라며 하마스의 역제안을 절대 수용해서 안 된다고 반발한다.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을 순방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하마스의 제안을 중재국들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일부 요구는 (이스라엘이) 수용할 수 있지만 현실성이 없는 요구들도 있다"며 하마스가 일부 입장을 바꿔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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