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하반기 현대차·BMW·벤츠 등 신규 전기차 부품 공급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인수로 국내 재계 30대 그룹 진입 전망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간의 본계약 체결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사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 합병의 시너지가 미반영된 반면 한온시스템 노조의 실사 현장 봉쇄 등 마찰과 인수 불확실성 등이 부각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온시스템은 현대자동차와 BMW, 벤츠 등의 신규 전기차 라인업에 새 공급을 시작하는 연말부터 이익 개선이 관측되고, 한국타이어는 이번 인수로 국내 재계 순위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5월 3일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발표 후 각각 약 20%, 30% 하락했다. 한온시스템은 발표 당일 10.56%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한온시스템의 주가 약세는 단기 차익 실현 매물 출현과 시장 환경에 따른 단기 수익성 악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세계 2위 기업이다. 실내외 온도에 따라 주행 가능 거리에 큰 영향을 받는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주는 열 관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 컴프레서, 냉매·냉각수 통합 모듈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현대차, BMW, 벤츠 등의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에 열 관리 시스템 공급 시작 등으로 점진적인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기대됐던 물류비, 작년 내내 안정화됐던 알루미늄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 증가"라고 언급했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HMGMA의 가동에 따른 북미 현지 추가 매출 발생 시점은 올해 4분기로 예상한다"며 "추가적으로 연말부터 BMW의 Neue Klasse EV 라인업과 벤츠의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에 열 관리 시스템의 공급을 시작함에 따라 점차적인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온시스템의 증권가 컨센서스는 19일 기준 6755원으로 현 주가 대비 40%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해석된다.
양사의 MOU는 2대 주주(지분율 19.5%)였던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총 1조 733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도 자산 총액, 재계 순위 상승 등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 총액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자산 규모 상으로 재계 40대 그룹에 속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사업적인 시너지다. 통상 타이어 산업과 자동차 부품사는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계약 프로세스에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신차용 타이어(OE)의 경우 완성차 업체의 개발 모델에 따라 부품사들과 타이어사가 제품 스펙을 맞출 수 있도록 출시 4~5년 전부터 함께 개발에 들어간다. 한온시스템의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거래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조현범 회장이 오랜 시간 공들인 계획으로 '전기차 하이테크 기업' 구상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2014년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지분 19.49%를 매입,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지분 인수로 1대 주주가 되는 것이다.
조 회장은 이번 인수 발표 이후 "이번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 추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그룹 사이즈를 단숨에 확대하는 한편,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까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유 연구원은 "주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유상증자 3651억원을 통해 부채 상환 및 운영 자금이 확보된 것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대주주의 나머지 지분 매각에 대한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수익성 개선 작업 효과는 하반기부터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