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텔레그래프 보도… 쿠르스크에 이어 또 다른 접경 지역 점령 노리는 듯
지상군 동원한 러시아 본토 공략은 쿠르스크에 이어 두 번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남서부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주(州) 일부 지역을 점령한 데 이어 그 남쪽에 있는 벨고로드주에 대해서도 지상군을 동원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텔레그램 뉴스 채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공격에는 우크라이나군 50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이나 포격이 아닌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러시아 영토 공략은 쿠르스크에 이어 두번째이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차.[사진=로이터 뉴스핌] |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 네코테예프카와 셰베키노 등 벨고로드주 접경 지역에 있는 검문소 2곳을 공격했다. 이 곳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일 기습 공격을 통해 장악한 쿠르스크주 점령지에서 남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곳 전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지난 24시간 동안 벨고로드 지역의 마을 3곳이 공격을 받았다"며 "아직까지 인명 피해가 보고된 건 없다"고 말했다. 페트로프카 마을에선 창고가 파손됐고, 노보예 마을에서는 자동차 한 대가 파괴됐다고 했다. 또 골로프치노의 한 상업 시설은 자살 드론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상당한 전과(戰果)를 올린 쿠르스크에 이어 벨고로드 지역에 대해 본격적인 공격 작전을 벌이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과 관련해서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공격 때도 며칠 동안 기습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침묵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안에서 군사작전을 계속 시도하면서 약점이 발견되는 곳을 집중 공격해 추가 점령지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4일 33주년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쿠르스크 점령은 정당한 보복"이라며 "앞으로 우리 공격이 도달하지 않는 러시아 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벨고로드주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유류저장고 등을 대상으로 간헐적으로 보복성 공격을 가하던 곳이다. 우크라이나 북동부와 접해 있어 러시아군이 침공 때 주요 루트로 이용했고, 병력·무기·장비 등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보낼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이날 "우리 군이 쿠르스크에서 계속 전진을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점령한 마을이 10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쿠르스크 지역 93개 마을, 1263㎢를 장악했다고 했는데 이날 점령지를 더 확대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