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단계 연구개발 체계로 기술 상용화
LG전자, 해외 23개 연구소 통해 제품·기술 개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랠리와 가전 훈풍으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 삼성전자, 상반기 R&D로 36GB HBM3E 12H D램 개발
30일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회사의 R&D 비용으로 15조8695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13조7779억원) 대비 약 15%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가전 부문 R&D를 통해 ▲갤럭시 S24 시리즈 ▲초절전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비스포크 AI 콤포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등을 출시했다. 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는 ▲36GB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H D램 개발 ▲소비자용 SSD '990 EVO' 출시 ▲9세대 V낸드 양산 등을 이뤘다.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의 전경.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개발 조직을 기술 상용화 시기에 따라 3단계로 체계화하여 운영하고 있다. 향후 1~2년 내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은 각 부문 산하 사업부 개발팀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3~5년 내 중장기 미래 유망 기술은 삼성리서치, 반도체연구소 등의 각 부문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다. 또 미래 성장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은 회사의 종합연구소인 삼성종합기술원(SAIT)에서 선행 개발하고 있다. SAIT는 전사 차원에서 유망 성장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방향 제시와 주력 사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R&D 활동의 지적재산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국내 특허 3776건, 미국 특허 4641건 등을 등록했다. 특히 AI 관련 특허를 늘리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안보 및 유망기술 센터(CSET)'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10년 사이 등록한 AI 관련 특허 수는 6032건으로 중국 바이두·텐센트와 미국 IBM에 이어 세계 4위다.
◆ LG전자, 가전·전장 사업 R&D 강화
LG전자의 상반기 R&D 비용은 2조246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868억원) 대비 13% 늘었다. 회사는 이를 통해 ▲AI 에어컨 ▲직수형 냉장고 '스템(STEM)' 냉장고 ▲LG 코드제로 A9 에어 ▲2024년형 LG 올레드TV, QNED TV 등을 출시했다. 또 차량용 webOS 콘텐츠 플랫폼(ACP) 고객을 내연기관을 넘어 전기차까지 확대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각 사업본부 산하에는 1~2년 내에 시장에 출시할 제품·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개발팀이 있으며,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산하 연구소로 구분해 운영을 하고 있다. 또 해외의 약 23개의 연구소를 통해 제품 및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LG전자 유럽 에어솔루션연구소 전경. [사진=LG전자] |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LG전자는 최근 한국, 미국에 이어 유럽에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1000제곱미터(약 300평) 규모로 주거용은 물론 상업용·산업용까지 다양한 HVAC 신제품을 유럽 현지 실사용 환경에 맞춰 설치·테스트한다.
적극적인 R&D 투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LG전자의 등록 특허는 9만3870건(해외 6만8276건, 국내 2만55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441건)보다 약 3400건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LG전자가 확보한 신규 특허는 총 2582건(해외 2174건, 국내 408건)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