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 개장 전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오름세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의 실적 호조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둘러싼 낙관론이 강화되며 관련주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개장 전 발표가 예정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공개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8시 15분 기준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E-미니 S&P500 선물은 전장보다 46.00포인트(0.80%) 오른 5824.50을 가리켰고, E-미니 다우 선물은 180.00포인트(0.43%) 상승한 4만 2456.00,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298.50포인트(1.48%) 전진한 2만 490.50을 각각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월가 기대 이상의 4분기 실적을 내놓고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 중간치로 87억 달러(±2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 가이던스 82억 8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 기간 조정 주당순이익은 1.74달러로 예상돼 역시 전문가 예상치 1.52달러를 상회했다.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 컴퓨팅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한 시장에서는 그간 불거진 '반도체 겨울론'이 후퇴하며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뉴욕 증시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엔비디아(종목명: NVDA)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브로드컴(AVGO) 등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2% 넘게 오르고 있다.
뉴욕 증시의 S&P 500과 다우 지수는 올해 들어 수차례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3% 가량 앞두고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주춤했던 AI 투자 붐이 되살아난 데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랠리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근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관계자들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가운데, 전날 공개 발언에 나선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9월 연준의 빅 컷 결정을 "강력히 지지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계속 완화한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더불어 투자자들은 이날 개장 전 나올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장은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미 재무부 등이 공동 주최하는 '미 국채시장 콘퍼런스'에서 사전 녹화된 개막사를 내놓는다.
이외에도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도 이날 발언에 나서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관련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사무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날 정규장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구리 광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FCX)은 5% 넘게 상승했으며, 리튬 광산업체인 ▲알버말(ALB)은 3.5%, ▲아르카디움 리튬(ALTM)은 3.1% 각각 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약 2조위안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새로운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오토(LI) ▲핀둬둬 홀딩스(PDD) ▲알리바바(BABA) 등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에 개장 전 5~8% 껑충 뛰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 속 미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하락 중이다. 현재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2.1bp(bp = 0.01%포인트) 내린 3.76%를 가리키고 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6bp 밀린 3.537%를 가리키고 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도 소폭 하락 중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100.83으로 전장 대비 0.02% 내리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연일 공습을 주고받으며 중동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주요국들이 3주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제안했다. 시장에서는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스라엘이 중재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 간 무력 전장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경우 시장의 안전 선호 심리가 급격히 강화할 수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