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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회계장부 열람·등사' 공방...11월말 결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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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주주의 정당한 권리이자 의혹규명 필요"
고려아연 "적대적·약탈적 M&A 수단으로 제기"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자,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의혹 공세를 펼치며 반격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김승정 부장판사)는 2일 오후 주식회사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자 제공] 2024.09.18 beans@newspim.com

영풍 측은 "주주의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은 법률이 부여한 주주의 정당한 권리"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고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회계장부 등 자료들의 열람 및 등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등 의혹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의혹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 관련 선관주의의무 위반 의혹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혐의 ▲일감 몰아주기 관련 의혹 등 고려아연에 대한 다섯 가지 의혹을 가처분 신청 근거로 들었다.

우선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자금을 투자하면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절차적 위법성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합병이나 분할, 매각,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2019년 설립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6040억원의 고려아연 자금이 투자되는 과정 중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투자가 결정됐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이그니오 홀딩스 관련해서도 "이그니오 홀딩스는 매출액 29억원 대비 200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됐다"며 최 회장이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21년 12월말 기준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 홀딩스를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800억원을 들여서 인수했다.

또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카타만 메탈스(Kataman Metals, LLC)에 대한 2694억원 지급보증 결정이 이사회 결의 없이 이뤄진 것은 상법 위반 혐의에 해당하며, 최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그랑서울 [사진=고려아연]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애초에 이 사건 가처분은 영풍이 사모펀드 운영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적대적·약탈적 M&A(인수합병) 수단으로서 제기한 것"이라며 "영풍은 사전에 내용증명 등의 방식으로 열람·등사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 가처분 신청은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에서 주장하는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 이유는 실제 고려아연 회계상황 파악과는 무관하거나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자금 투자는 일상적인 금융자산투자의 일환에 불과하다"며 "펀드 투자는 본질적으로 원본손실의 위험이 전제되므로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위법행위라 볼 수 없고, 이 사건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에 대해서는 "미국 전자폐기물 전문 리사이클링 기업인 이그니오 홀딩스는 고려아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국 내 리사이클링 사업에 진출하려는 목적으로 인수한 것"이라며 "해당 인수는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며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카타만 메탈스에 대한 지급 보증이 이사회 결의 없이 이뤄진 것은 맞지만, 사후 추인을 통해 절차적 하자가 모두 치유됐으며 이러한 절차적 흠은 회계감독의 필요성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최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맞섰다.

고려아연 측은 "상장회사인 고려아연은 각종 회계장부에 대한 보관의무가 존재하기 때문에 고려아연이 회계장부를 훼손, 폐기, 은닉할 우려는 없다"며 "또 이 사건은 가처분을 통해 신속히 처리해야 할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심문을 종결하고 오는 11월 20일까지 양쪽의 서류를 제출받은 뒤 이르면 11월 말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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