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개인 배당, '최씨 일가' 2159억으로 최대
최대주주 영풍, 매년 배당금으로 환경사업 재투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은 26일 "고려아연의 주주 환원 최대 수혜자는 영풍이 아닌 '최씨 일가'이며, 이들은 배당금 등으로 이미 수천억 원을 챙겼음에도 정작 본인들의 돈이 아닌 조 단위의 회사 빚을 내 무리한 경영권 방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려아연의 공동 창업주인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의 최근 5년간(2019~2023) 고려아연 배당금 배당 내역을 살펴보면 최씨 일가가 2159억원, 장씨 일가가 967억원으로 최씨 일가가 2배 이상 많은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법인을 제외하고 개인이 받은 배당금만 계산한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뉴스핌DB] |
배당 내역을 최근 30년(1994~2023)까지 확대하면 최씨 일가는 고려아연으로부터 3649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고려아연 주주 환원의 최대 수혜자는 최씨 일가라는 게 영풍의 주장이다.
영풍은 "최씨 일가는 그동안 고려아연의 경영을 대리하며 수천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아 왔음에도 정작 최근 벌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는 대부분 회삿돈과 회사의 차입금으로 자기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해 '회사 빚까지 내서 경영권 방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고려아연의 배당 가능 이익을 헐어서 마련한 것으로서, 향후 고려아연의 주주들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배당 가능 이익이 자기 주식 매수 금액만큼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당시 고려아연은 주당 89만 원에 204만 주(9.85%)를 매입해 총 1조8000억원 규모의 배당 가능 이익을 헐었고, 실제 매입 자금의 대부분은 차입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최씨 일가는 자사주 공개 매수 종료 1주일 뒤인 10월 30일 발행 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 공모 유상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대 주주도 아닌 경영 대리인에 불과한 이들이 경영권 분쟁에서 지분율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회삿돈을 끌어다 쓴 것도 모자라 회사가 조 단위의 빚을 지게 하고는, 그 빚을 주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갚으려 한다는 비판이었다"고 했다.
영풍은 "게다가 고려아연이 앞선 자기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중에 유상 증자를 추진했다는 이른바 동시 진행 의혹을 받았고, 금융 감독원이 조사에 나서자 결국 고려아연은 1주일 만에 유상 증자를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고 질타했다.
또한 "주주는 안중에도 없고 본인들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한 최씨 일가의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라며 "최윤범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전후로 본인의 보수를 매년 100% 안팎으로 대폭 인상해 과도한 보수 인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풍에 따르면 최 회장의 급여와 상여, 복리 후생비를 포함한 보수는 2021년 10억원에서 2022년 19억5800만원으로 올랐고, 회장 취임 이후인 2023년에는 30억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 회장의 보수는 2년 만에 3배로 올랐다.
또한 2023년에는 임원의 직급별 퇴직금 지급률을 높이고, '명예회장'에게도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해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는 게 영풍의 주장이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부친인 최창걸 명예회장과 최 회장의 숙부인 최창영, 최창근 회장을 포함해 총 3명의 명예회장이 있다.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에 명예회장이 포함되면서 이들이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이 최대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풍은 "이들 3명의 명예회장은 퇴직금 외에도 과도한 보수를 받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사회에도 빠져있고,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매년 10억~20억원의 보수를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창걸 명예회장은 2023년부터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은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500억~10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대부분 영풍 석포 제련소의 환경 개선 사업에 투자하는 등 배당금 재원을 사업에 재투자해 최씨 일가와 비교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공정 사용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공정에 재이용하는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매년 1000억원 규모의 환경 개선 혁신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매년 충당금으로 설정한 비용 외에도 투자 및 비용, 운영비 등을 통해 약 1000억원을 환경 개선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는 재무 상태표, 비용 및 운영비는 포괄손익계산서에 반영돼 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