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 투약 1심 징역 2년…檢, 징역 3년 구형
지난해 11월 대법원서 '위험운전치사' 징역 10년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약물에 취해 차량을 몰다 행인을 쳐 사망하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이 확정된 20대 운전자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1심보다 절반이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이성복 부장판사)는 23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모(29)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약물중독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상태에 빠트린 신모씨가 2023년 8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재판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다시 살펴보면 동종 범행에 집행유예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지르는 등 피고인의 중독성이 심각하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 반성하고 있고 판결이 확정된 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원심의 형을 낮춘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2022년 6월16일부터 이듬해 8월2일까지 14개 의원에서 총 57회에 걸쳐 소위 '병원 쇼핑'의 방법으로 프로포폴과 디아제팜, 미다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하고 그 과정에서 타인 명의를 도용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신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231여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유사 사례보다 양형이 세다고 볼 수 있지만 투약 후 반복적으로 운전한 정황과 실제로 사람을 사망케 하는 사고가 발생한 점을 불리한 양형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과 신씨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신씨의 수면마취제 등 상습 투약 범행은 그가 2023년 8월2일 의사 염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교통사고 사망 사고를 내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신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신씨에게 도주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하며 형량을 대폭 줄였다.
이에 검찰과 신씨 측이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신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