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원 캐리 트레이드] ③ 저출산·가계부채·저성장 3중고…"원화 투자는 마이너스 수익률"

기사입력 : 2025년03월07일 06:01

최종수정 : 2025년03월07일 07:46

한국 경기침체 원인은 가계부채와 기업경쟁력 하락
출산율 한국 0.72명 vs 미국 1.62명…충격적 격차
고령화로 경제 활력 줄고 복지비용 폭증
거액 자산가들…50% 상속세에 재투자 의욕 줄고 이민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2.75%)과 미국(4.5%)의 기준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다. 이 정도 격차로는 제로금리로 시작한 일본 '엔 캐리 트레이드' 수준의 '원 캐리 트레이드'는 발생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향해 이미 움직이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3회로 전망한다. 반면 미국은 1회에 그칠 것으로 본다.

[원 캐리 트레이드] 글싣는 순서

1. "저금리·원화 값 너무 싸" 20조나 미국 투자 이민갔다 
2. "'환율 1400원' 내려가면 캐리 트레이드 붐"
3. 저출산·가계부채·저성장 3중고…"원화 투자는 마이너스 수익률"
4. 한국 경기 하락 베팅! "달러 투자 큰 장 온다"

◆ 한국 저성장 고착화…3년 연속 미국보다 부진?

이런 전망이 실제 현실화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포인트로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한국에서도 '원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는 건 과거 역사로 볼 때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한국은 경기침체, 미국은 경기활황인 탓이다.

2022년만 해도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한국 2.7%, 미국 2.5%, 일본 0.9%로 한국이 제일 높았다. 하지만 2023년은 한국 1.4%, 미국 2.9%, 일본 1.5%로 한국이 가장 낮다. 2024년에도 한국 GDP성장률은 2%에 간신히 턱걸이했지만 미국은 2.8%다. 미국이 한국보다 더 높다.

더 심각한 건 올해다. 한국의 2025년 GDP 성장률 예측치는 다시 1%대로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1.6~1.7%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도 지난 11일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기존 2%였던 예상치를 0.4%포인트 낮춘 1.6%로 예상했다. 과거 20년 불황이었던 일본의 저성장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새다.

◆ 한국 경기침체 원인은 가계부채? 기업경쟁력 하락?

한국의 경기침체 원인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높은 가계대출과 3년간의 고금리 상황을 꼽을 수 있다. 이와 연관된 부동산 시장의 하락 역시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 신용(대출+판매신용)'은 2024년말 기준 무려 1927조원이다.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90%를 넘나든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이 많은 빚이 고금리와 맞물리면서 대출이자가 급증하고 소비여력이 급감했다.

특히 한국은 부동산 투자 목적의 가계부채가 많은 편이다. 지난 2년간 전체 가계대출은 3.3% 증가에 그쳤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0.9% 급증했다. 2024년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총 1124조원이다. 전체 가계 대출의 62%에 달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지금 침체기다. 서울 강남지역과 마용성 고가 아파트만 초활황일 뿐 수도권 아파트는 전고점을 회복 못했다. 특히 지방아파트는 침체가 심각하다. 강남 핵심지역을 제외한 빌딩과 상가 역시 전국적으로 공실이 늘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한국의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많은 사람들이 대출받아 투자한 보유부동산이 대부분 하락했으니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침체는 건설업계의 부진으로도 이어진다. 관련 산업의 수익성 악화와 동시에 일자리도 감소했다.

내수 침체와 온라인시장 확대로 자영업자들 역시 고통받고 있다. 이는 다시 소득 감소와 폐업 증가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고리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내수 침체 외에도 또 있다. 수출 역시 위험신호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자동차는 여전히 잘 버틴다. 하지만 신성장산업인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가 문제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낮다. 국가 지원 역시 열악하다. 장기적으로 한국 산업의 미래 성장성은 약화되고 있다.

한국 개별 기업의 경쟁력도 나빠졌다. 수출은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최고로 가성비를 끌어올린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 승리하는 구조다. 하지만 한국의 경직된 노동정책은 경쟁국인 중국, 대만, 미국과의 싸움을 힘겹게 만든다. 새로 부각된 주 4일제 또한 기업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요인이다.

◆ 출산율 한국 0.72명 vs 미국 1.62명…충격적 격차

현재의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침체는 단기적인 문제다. 장기적으로 한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건 붕괴된 인구구조다.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는 이제 해결 불가능한 난제가 됐다. 한국 인구수는 약 5120만명(주민등록 기준)이다. 미국의 3억3700만명이나 일본의 1억2400만명과는 꽤 차이가 크다.

아니래도 적은 한국의 인구수는 기록적인 저출산으로 심각한 위기다. 2013년의 한국 출산율은 1.19명이었지만 10년 뒤인 2023년에는 0.72명으로 확 줄었다. 같은 해 미국 출산율 1.62명이나 일본의 1.2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024년은 다소 반등한 0.75명이지만 여전히 심각하다.

출생아수로 따져보면 더 극적이다. 한국의 2023년 출생아수는 23만명으로 10년 전보다 47% 급감했다. 반면 미국의 2023년 출생아수는 한국의 15배가 넘는 359만명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저출산ㆍ고령화의 대표적인 국가로 인식돼 온 일본마저도 한국의 3배가 넘는 73만명의 출생아수를 기록했다.

저출산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만큼 극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진 나라는 없다. 저출산은 바로바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한국의 장기 저성장은 정해진 미래다.

◆ 고령화로 경제 활력 줄고 복지비용 폭증

한국의 또 다른 고민은 초고령화다. 고령화는 세계적인 추세지만 한국의 증가세는 유독 가파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12월에 주민등록 인구 5122만명 중 1024만명이 만65세를 넘었다. 드디어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셈이다.

 

노인 인구가 늘면 해당 국가의 의료비용과 복지비용은 급증한다. 연금 기금 고갈 속도도 빨라진다. 세금 증가는 불가피하다. 국가부채도 증가한다. 경제 활동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이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결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모두 일본이 앞서서 걸어갔던 길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뾰족한 해법은 없다. 한국의 저출산 대책은 20년째 실패했다. 고령화는 인구구조 문제라 이미 정해진 미래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정책이다. 특히, 기술 혁신, 스타트업 육성, 제조업 고도화 등을 통한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이 급선무다. 

◆ 50% 상속세 및 최대주주 상속세 60%..."원화 투자는 미친 짓" 

한국의 거액 자산가들은 지금 요동치는 정치상황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거액 자산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최고과세율이 50%에 이르는 상속세다. 게다가 한국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20% 할증과세를 한다. 따라서 최대주주 주식의 상속세율은 무려 60%(50%세율+20%할증과세)가 된다.

여기에 주가마저 오르면 상속세는 그야말로 폭증하게 된다. 최대주주 할증과세는 상속인의 재산을 피상속인보다 정부가 더 많이 가져간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있는 나라 중에서는 이례적인 케이스다.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 경영권을 위태롭게 한다.

이에 수백 수천억원대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재산의 절반이나 되는 상속세를 절감하기 위해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으로의 이민을 검토 중인 분위기다. 이들 중 일부가 실제 한국을 떠날 경우 그만큼 금융자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한국의 저성장과 세수감소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 한국과 비교되는 초호황 미국 경제…달러자산에 몰리는 이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쫓아가는 한국과 달리 미국 경제는 몇 년째 호황이다. 견조한 소비를 중심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이는 안정적인 고용 시장과 임금 상승의 영향이다.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증시 또한 3년째 초호황이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신 산업 분야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기업들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들이 선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여 경제 성장 전반을 이끌고 있다. 또 기업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도 호재다. 향후 법인세 감면과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높이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과 달리 상속세도 훨씬 적다.

미국의 GDP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다. 반면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은 악재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문제다. 미국 우선주의는 스스로에도 양날의 칼이지만 어쨌든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이득이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의 투자자들은 경기침체가 심각한 한국의 원화 자산을 회피하고 있다. 대신 경기활황인 미국의 달러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미국 주식 일변도였다면 지금은 미국 채권으로 관심이 확 넘어가고 있다. 실제 '이민' 대신 '투자 이민'이 대유행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본격적인 '원 캐리 트레이드'가 펼쳐지는 신호탄일까?

 

마지막 ④편에서 계속…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