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한종희 부회장 리더십 공백 최소화 빠른 인선
'갤럭시 신화' 노하우, 가전·디스플레이에도 접목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고(故) 한종희 부회장의 유고 일주일 만에 노태문 사장을 후임자로 선정하며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했다. 오는 2일(현지시간)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를 앞두고 글로벌 불확실성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1일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 DX부문장을 비롯해 생활가전(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을 맡던 한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갑작스럽게 별세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MX사업부장과 품질혁신위원장을 겸임한다. DA사업부장은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을 임명했다. 또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Global)운영팀장을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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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진=삼성전자] |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이재용 회장은 곧바로 인선 작업에 착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했다. 이번 인사로 DX부문 각 사업부장들이 자리를 맡으면서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진용을 재정비했다.
당장 오는 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3일부터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 및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다.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반도체, 의약품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경제계 입장에서 첩첩산중 형국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어 더 높은 세율의 상호관세가 부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중국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다수의 생산 거점을 활용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삼성전자 주총에 한 부회장은 "미국발 관세 이슈에 대비해 여러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를 예의주시하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DX부문을 이끌어 갈 노태문 사장은 MX사업부 개발실장과 사업부장을 거치며 삼성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을 이끈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갤럭시 신화'를 만들어낸 주역으로, 스마트폰 사업 노하우를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의료기기사업부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노 사장이 향후 대표이사까지 맡을지 여부는 이사회 개최 여부를 살펴야 한다. 지난달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노 사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대표이사로 선임될 수 있다. 당분간 이사회 전까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번 보직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