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의 일부 중(重) 희토류 및 희토류 자석의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미국의 고율 상호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와 함께 주요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수출 통제 대상애는 사마륨(Sm), 가돌리늄(Gd), 테르븀(Tb), 디스프로슘(Dy), 루테튬(Lu), 스칸듐(Sc), 이트륨(Y) 등 7개 희귀 광물이 포함됐다.
이는 당국의 별동 승인 없이는 희토류의 해외 판매를 금하도록 한 것인데, NYT 보도에 따르면 아직 당국의 허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사실상 해당 희토류의 수출이 멈춘 상태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허가 시스템 구축 자체를 지연시켜 수출 차단의 효과를 내는 것일 수도 있다.
![]() |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희토류 광물 가운데 사마륨과 디스프로슘은 각각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과 네오디뮴(NdFeB) 자석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수출 제한 대상 중희토류는 현재 중국에서 전량 정제되고 있으며, 희토류 자석은 글로벌 생산량의 약 90%가 중국에서 이뤄진다. 중희토류 금속과 자석은 전기차, 드론, 로봇, 군사 장비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필수재다.
중국 세관 당국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중희토류 금속 및 자석 수출을 차단하고 있으며, 향후 정식 수출 허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허가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당분간 사실상 전면 수출 중단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희토류 자석이 중희토류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경(輕)희토류만 사용된 자석은 이번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 항구에서는 중희토류 함유량이 극히 미미하거나, 미국 외 국가로 수출되는 경우에 한해 자석 수출을 허용하는 한편, 다른 항구에서는 수출 전 제품 샘플에 대해 중희토류 성분이 없는지를 검사하도록 요구하는 등 보다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NYT는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난 2일 상호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를 7월 8일까지 유예하고, 10% 기본 관세만 적용하기로 한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125% 상호 관세 부과를 즉시 개시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부과된 20%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은 총 145% 관세를 맞은 셈이다.
희토류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2023년까지 전 세계 중희토류 생산량의 99%가 중국에서 나왔으며, 소규모로 생산되던 베트남 정제시설마저 지난해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중국이 독점 체제를 굳혔다. 희토류 자석 역시 연간 약 20만t 가운데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일본이 나머지 대부분을 담당하고 독일도 소량 생산하고 있으나, 이들 국가 역시 원재료 공급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