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전자기기, 반도체 신규 관세에 포함 예정...누구도 관세 면제 없어"
워런 의원 "트럼프, 관세 갖고 신호등 게임하듯 장난 쳐"
래리 서머스 "2차 대전 후 경제정책으로 인한 최악의 자해 행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전자제품 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제외 발표가 혼선을 초래하면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트럼프 행정부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소비자 전자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고,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안도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전자제품은 조만간 별도로 반도체 신규 관세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을 올려, "이들 제품에 대해 어떤 예외도 없다(no exception)"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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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이를 두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메사추세츠)은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 출연해, 변동하는 관세율에 대한 혼란과 스마트폰 및 컴퓨터가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혼란과 부패"라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가 관세를 가지고 '빨간불, 초록불 신호등 게임'을 하듯 장난을 치고 있고, '내 특별 후원자들에게는 예외를 줄게'라고 하는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5일 뒤 관세 규칙이 어떻게 될지도 아무도 모르는 판국인데, 5년 뒤를 논하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CNN에 출연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두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정책으로 인한 최악의 자해 행위"라고 평가했다.
서머스는 "이 정책은 국가 경쟁력에도, 고용에도, 물가에도 모두 해롭다"면서 "지금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이 실수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수혜를 입은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면서, "미국이 자초한 혼란 덕분에 중국은 새롭게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와 시장 개척 기회를 얻었고, 미국을 대체할 가능성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보수 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American Compass)'의 창립자 오렌 캐스도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중국에 대한 더 높은 관세에는 찬성하지만, "관세가 도입된 방식이 너무 불확실하다"고 비판했다.
코리 부커 상원의원(민주·뉴저지)은 이날 NBC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신뢰성의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전 세계로부터 트럼프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된다는 판단 때문에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만나 대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는 실제로 국가 안보의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