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프먼 내셔널리그 볼넷 공동 선두…플로레스는 타점 1위
톱타자 여스트렘스키는 출루율 6위…아다메스도 부활 중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80승 82패로 5할 승률을 채우지 못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올해는 25일(한국시간) 현재 샌디에이고(17승 8패)를 0.5경기 차로 쫓는 2위(17승 9패)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승률이 높은 팀은 뉴욕 메츠(18승 7패)까지 2팀뿐이다. 아메리칸리그 소속이었다면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잘 나가는 팀에는 이유가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국내 팬들이 가장 듣고 싶은 대답은 이정후일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부상으로 37경기만 출전해 타율 0.262에 2홈런 38안타 8타점 15득점 10볼넷 2도루만 한 채 개점휴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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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하이파이브 하는 윌리 아다메스(왼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는 25경기만 뛰고도 지난해 성적을 대부분 넘어섰다. 이정후는 이날 밀워키와 홈경기에서 2루타 1개와 볼넷 2개를 얻어내며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3출루에 성공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33에 3홈런 32안타 16타점 22득점 11볼넷 3도루로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전체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빅리그 2년차 신예이면서도 3번 타자 중견수를 맡는 이정후가 동료들에게 미친 영향도 클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돌풍을 얘기하면서 이정후만으로 설명이 부족한 게 있다면 바로 타선의 조화이다. 샌프란시스코는 3번 이정후의 앞뒤로 절묘한 타순 배치가 이뤄져 있다. 이들은 비롯 전국구 스타는 아니지만 최소한 지역구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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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톱타자 마이크 여스트렘스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톱타자 우익수 마이크 여스트렘스키는 타율 0.282로 이정후보다 한참 떨어진다. 그러나 출루율은 0.414(내셔널리그 6위)로 제법 앞서 있다. 볼넷도 15개를 얻었다. 공을 끝까지 지켜보는 선구안이 뛰어나다.
2번 타자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는 타율은 0.202이지만 출루율은 0.274로 껑충 뛴다. 올해는 부진하지만 최근 4년 연속 24홈런 이상을 친 내야수 강타자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7년 1억6700만 달러에 그를 붙잡으며, 이정후에게보다 많은 돈을 안겼다. 이정후는 6년 1억1300만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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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5일 밀워키와 홈경기에서 5회 추격 2점 홈런을 친 맷 채프먼(오른쪽)과 선행주자로 같이 득점한 이정후. 2025.04.25 zangpabo@newspim.com |
앞 타석에서 진을 뺀 상대 투수들은 이정후 타순까지 지나고 나면 홈런타자 맷 채프먼, 윌머 플로레스와 맞닥뜨려야 한다. 3루수 채프먼은 2019년 36홈런을 치며 올스타에 뽑혔다. 전형적인 풀히터로 정확성보다는 파워로 승부한다. 올해도 타율은 0.227인데 볼넷을 24개(공동 1위)나 얻어 투수들의 기피 대상 1호다. 이날 밀워키전에서 이정후를 앞에 두고 역전의 발판이 된 시즌 5호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이 살아나고 있다.
통산 160홈런을 친 플로레스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출전하면서도 올해 팀 내 가장 많은 7개의 아치를 그렸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잔부상과 수비 문제가 있긴 하지만 홈런 공동 5위에 타점은 27개로 1위다. 이 페이스면 빅리그 13년 만에 최고 시즌을 기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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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윌머 플로레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시즌 초 이정후의 놀라운 활약에 내셔널리그 타격왕 등극을 점치며 "아다메스와 채프먼 사이에서 타격하는 그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수들이 정면 승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비교적 덜 알려진 타자가 타율 선두를 달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사족을 달긴 했다. 어찌 됐든 맞는 평가이다. 앞뒤로 지뢰밭인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 이정후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기대된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