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청사서 대국민담화
"우리 사회,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국가를 위해 최선이라고 믿는 길 마지막까지 갈 것"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사임을 발표했다.
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회를 통해 "저는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길이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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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총리실] 2025.05.01 photo@newspim.com |
한 대행은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 있다는 데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줄 안다"며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에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며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며 "저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행은 또 "50년 가까운 세월 경제의 최일선에서 제가 배운 것은 국가가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한 진실이다"라며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이제까지 없던 거대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당장 제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다"라며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은 사임 발표 이후 약식으로 퇴임식을 마친 후 관저로 이동, 최종적으로는 사저로 들어갈 예정이다.
한 대행의 퇴임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 대행의 측근으로 알려진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지난달 28일 사임한 바 있다.
한편, 사임을 발표했어도 이날까지는 대행 신분에 해당해 경호 수준 등이 유지된다. 한 대행의 사직서는 스스로 결재 처리됐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