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저도 오이영과 정말 비슷했어요. 잘 보이려고 하는 의욕이 없었거든요. 작품을 찍으면서 저도 오이영처럼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것 같아요."
2019년 데뷔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통해 '라이징 스타' 대열에 오른 배우 고윤정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언슬전)'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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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윤정. [사진=MAA] 2025.05.16 alice09@newspim.com |
"너무 금방 끝난 것 같아서 아쉬워요. 얼마 안 한 것 같은데 끝난다고 하니까요. 마지막 촬영 때도 다들 헤어진다고 생각하니까 아쉬웠는데, 진짜 방송까지 끝나니까 오나전히 헤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tvN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전 '슬의생'에서는 간담췌외과, 신경외과, 소아과 등이 나왔다면 이번에는 OBGY, 산부인과에 초점을 맞췄다. '슬의생' 인기에 힘입어 '언슬전' 역시 방영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의료 파업 사태와 맞물리면서 방영이 밀리기도 했다.
"그래서 헤어진다는 느낌을 한 번 더 받았어요. 1년 전에 촬영이 끝났을 때도 헤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 방송이 끝나면서 헤어진다는 느낌이 또 들더라고요.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을 보는데 아무래도 1년 전에 촬영해서 내용도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웃음). 주변에서 구도원(정준원)이랑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는데 기억이 안 나서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작품은 고윤정이 맡은 오이영을 비롯해 1년차 레지던트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 김사비(한예지)의 성장사가 담겼다. 그리고 이들의 성장사보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오이영과 구도원에게 쏠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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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윤정. [사진=MAA] 2025.05.16 alice09@newspim.com |
"오이영과 구도원의 러브라인을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실 줄 몰랐어요. 아무래도 로맨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저희 모두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실 줄은 예상도 못했거든요. 작품 속에 로맨스나 멜로라인이 많이 없어서 저희의 이야기를 단비 같은 느낌으로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오이영과 구도권이 사돈관계이기도 하고, 오히려 적극적인 여자 캐릭터와 '노잼 루틴남'이라는 남자 캐릭터의 관계성을 재미있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하하."
'언슬전'은 여타 의학 드라마와는 꽤나 다르다. 의학 드라마에서는 프로페셔널한 의사들이 생과 사를 넘나드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언슬전' 속 인물들은 1년차 레지던트이기 때문에 잦은 실수가 더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의학드라마지만, 러브라인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제목부터 '언젠가는 슬기로울'이기 때문에 의학적인 부분에서 능숙한 모습을 보여드리진 못해요. 그 부분에서 좋은 반응이 올 거라는 기대는 안 했고요. 저희가 실수도 상상 그 이상으로 하잖아요(웃음). 작품이 저희의 성장 서사이기 때문에 1화보다는 5화가, 5화보다는 10화에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러브라인이 더 돋보인다고 아쉽거나 한 것도 없고요. 그냥 로맨스, 멜로라인으로도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고, 반가운 마음이 컸죠."
극중 오이영은 졸부집 늦둥이로 태어나 학창시절엔 전교 1등을 하며 의대에 합격한 '엘리트'이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공부로서는 1등이었지만, 사회생활은 꼴찌이다. 고윤정은 오이영을 연기하며 "나와 비슷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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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고윤정. [사진=MAA] 2025.05.16 alice09@newspim.com |
"오이영의 첫 시작이 저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저도 잘 보이려고 하는 의욕 자체가 없었거든요. 일은 잘해야 한다는 의욕은 컸지만,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 촬영장에 가면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데 아는 게 없으니까 질문도, 궁금한 것도 없었던 것 같아요. 모르면 질문을 하면서 정확한 방향으로 저에게 주어진 할당량을 끝내야 하는데 물어보면 '넌 배우라는 애가 이것도 몰라?'라는 말이 나올 까봐 질문을 안 했어요. 상대방에게 저에 대한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질문도 안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질문도, 의견도 많이 내고 엄재일과 오이영이 섞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무빙'으로 '라이징 스타'였던 고윤정은 이제는 '대세 배우'가 됐다. 그가 출연한 '언슬전' 시청률 역시 3.7%(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으로 시작해 지난 11일 방송분은 7.5%로 상승 곡선을 그리며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화제작을 만들어냈다.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아주 작은 여지를 남긴 만큼, 고윤정은 시즌2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작품이 전공의 생활이라 시즌2가 제작 된다면 저희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그때도 아직 슬기롭지 않고, '슬기로울'일 텐데 그런 면에서는 안 나왔으면 하기도 하고요. 하하. 한편으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저희가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이번 작품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사회 초년생, 미성숙했을 시절을 생각하면서 봐주셨으면 해요. 부족해도 성장하고 있구나 하며 공감해주시길 바라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