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약 "지난 대선 때보다 후퇴" 아쉬움
김문수 장애인 공제 상향 공약 "현실성 부족"
"장애인 최저임금 보전 등 정책 제시해야"
[세종=뉴스핌] 이유나 기자 = 21대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장애인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의 '혹평'이 쏟아졌다. 기존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공약으로 장애인 중심 예산 확보, 장애인 최저임금 보장 등 대안을 제시했다.
◆ 전문가 "장애인 공약 재탕 수준…오히려 후퇴"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이 내세운 장애인 공약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미 나왔던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난 대선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장애인 공약으로 ▲장애인 맞춤형 지역 돌봄 체계 구축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수단 확대 및 단계적발전 계획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는 ▲정신장애·발달장애 등에 대한 가족 돌봄 지원 확대 ▲장애인 원스톱 생활지원센터설치 및 건강권 보장 ▲장애아동과 발달 장애인을 위한 생애주기별 지원 강화 ▲장애인 공제 연 300만원으로 상향 등을 약속했다.
대선 후보들의 장애인 공약에 대해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들의 장애인 공약은 옛날부터 나왔던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이재명 후보가 장애계의 현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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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유나 기자 = 2025.05.21 yuna7402@newspim.com |
이어 그는 "민주당의 장애인 공약은 지난 대선 때보다 후퇴했다"며 "지난 대선 땐 민주당에서 장애인부부가 연금 받을 때 감액되는 걸 없애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장애계의 이슈가 많은 상황인데 두 후보 모두 이러한 세세한 고려를 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의 장애인 공약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김 후보의 장애인 공제 상향 공약은 장애인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공제를 받으려면 소득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장애인들이 연말정산할 정도의 수입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 전 교수는 "장애인 가족 돌봄 지원 확대 공약은 장애인을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며 "장애인 당사자가 필요한 건 돌봄이 아니라 자립하기 위한 사회 지원 체계"라고 꼬집었다.
◆ "장애인 최저임금 보전 등 획기적 공약 필요"
장애인을 위해 필요한 공약에 대해서는 견해가 조금씩 달랐다.
우선 장애인을 위해 최저임금을 보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 교수는 "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최저임금 보장을 받지 못 한다"며 "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에서 정부에서 장애인 임금을 보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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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가전제품 접근성 개선 커뮤니티 '볼드 무브(Bold Move)' 회원들이 서울 양평동 소재 베스트샵 서울양평220점에서 LG전자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
또 다른 전문가는 장애인을 위한 예산 확보와 장애 분야 전문인력 양성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지금 있는 사회복지제도도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애인 중심이 예산이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장애게의 다양한 의견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력 양성 체계가 필요하다"며 "장애인을 자립된 존재로 접근하는 학문적 배경과 토양, 예를 들면 장애학과가 대학안에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교육권을 보장하고 여성 장애인, 이주장애인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장애인 평생 교육 등 교육권에 대한 목소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장애여성, 장애 이주민 등 다중 차별을 위한 목소리도 반영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yuna74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