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발생 밀도와 종 분석, AI로 시간 단축
감시거점 기존 16곳→30곳으로 증가
매개체 발생량에 근거한 방제 50%로 확대
[세종=뉴스핌] 이유나 기자 = 질병관리청이 '감염병 매개체 감시·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염병 매개체 감시·방제에 선제적으로 나선다.
또한 권역별 매개체 감시거점을 기존 16개에서 30개로 늘리고 근거 중심의 방제를 확대한다.
◆ 질병청, AI 활용…모기 발생 밀도 변화·종 분석
질병관리청은 11일 청주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제2회 정례 건강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감염병 매개체 감시·방제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감염병 매개체란 감염병 바이러스를 보유하거나 획득해 사람과 동물에 전파하는 생물학적 운반체다. 모기, 참진드기 등이 해당한다. 기온상승 등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감염병 매개체 서식지와 활동기간이 확대돼 전파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질병청은 AI를 활용해 국가 매개체 감시 체계를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AI 기반 모기 감시장비와 밀도 자동 계측 장비를 감시 현장에 적용해 '스마트 감시체계'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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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반 모기 감시 장비가 11일 전국 모기 밀도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
스마트 감시는 모기 자동분류 장비(AI-DMS)로 매개모기 발생 밀도 변화와 종 분석을 실시간 수행한다. 이로써 감시 소요기간이 기존 7일에서 24시간으로 단축된다.
모기 자동분류 장비는 이산화탄소로 모기를 유인해 기계 내부로 흡수한다. 기계는 내부에서 모기 사진을 찍고 AI를 통해 종을 분류한다.
기계 내부로 들어간 모기는 빨간집모기와 작은 빨간집모기, 얼룩날개모기류, 흰줄숲모기, 금빛숲모기, 기타 모기류, 비 모기류로 분류된다.
해당 장비는 현재 국내에는 파주, 동탄, 부산 을숙도, 청주, 순천만습지에 설치됐다.
질병청은 해당 장비를 올해 8월에는 한빛부대 있는 아프리카 남사단에도 적용한다. 2028년에는 해외거점 실험실로 지정된 태국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도 설치된다.
◆ 감시 거점 30곳으로 증가, 근거 중심 방제 확대
또 질병청은 권역별 매개체 감시 거점을 기존 16개에서 3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질병청은 제주 등 기후변화 영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감시 센터'를 설치한다. 공항·항만 등 해외 유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시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이집트 숲 모기, 열대 집모기 등 아열대성 매개 모기 유입을 감시하고 국내 토착화를 최대한 방지한다.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농촌진흥청등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고공 포집기'의 부처 간 공동활용을 확대하고 공동감시 체계를 운영한다.
아울러 '매개체 감시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별·시기별 매개체 발생정보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매개체 자원은행'을 구축해 연구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원 분양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매개체 자원은행'은 설치류의 장기 등 자원이나 매개체 감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대학 등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매개체 감시와 방제 전문 인력을 양성해 현장 감시 역량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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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미 질병관리청장(왼쪽)이 11일 청주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제2회 정례 건강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유나기자] |
매개체 발생 정보를 기반으로 밀도에 따라 방제 유무를 판단하고 방제활동을 방제지리정보시스템에 기록하는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모기 발생량에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방제하는 기존 방식에서 모기 발생량에 따라 방제 횟수를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재 전체 보건소 중 10%만이 근거 중심 매개체 방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2029년까지 이를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감염병 매개체의 위협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중장기 계획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통해 매개체 전파 감염병 위험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함께 매개체전파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yuna74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