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의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이 메타플랫폼(이하 메타)로 이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AI 파운데이션 모델(AFM) 팀을 이끌던 엔지니어 루오밍 팡은 애플을 떠나 메타의 AI 슈퍼인텔리전스 팀에 합류한다.
팡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출신으로, 2021년 애플에 합류해 대형 언어모델(LLM)을 포함한 핵심 AI 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팡이 합류하는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팀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주도하는 핵심 AI 프로젝트다.
메타는 팡 영입을 위해 연 수천만 달러 규모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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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 뉴욕시 5번가의 애플 매장을 한 행인이 걸어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타는 최근 오픈AI·앤트로픽 출신 연구원은 물론, 전 깃허브 CEO 내트 프리드먼,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더 왕 등을 잇달아 영입하며 'AI 인재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들은 메타가 이날에도 오픈AI 연구원인 유안즈 리,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의 앤턴 바크틴 등을 영입했다고 귀띔했다.
팡의 이탈은 애플 내부에서도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팡은 약 100명으로 구성된 AFM 조직을 이끌며 '애플 인텔리전스' 자체 기반 모델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애플 내부에서는 자체 모델 대신 오픈AI·앤트로픽 등의 서드파티 모델 도입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차세대 '시리(Siri)' 음성비서를 위한 AI 모델을 외부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AFM 팀의 사기가 저하됐고, 이 같은 흐름이 팡의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팀 내부에서는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팡의 '오른팔'이자 부책임자인 톰 건터 역시 애플을 떠난 바 있다.
애플의 AFM 책임자 후임으로 지펑 첸이 선임됐으며, 조직 구조도 기존 단일 수직 체계에서 복수의 매니저 체계로 재편된다. 애플은 이번 인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경쟁에 본격 합류했지만, 이번 핵심 인재 이탈로 독자적인 AI 역량 구축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단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