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혼란 가중 비판
일방적인 결정에 우방국 혼란...경제 불확실성 키워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전 세계 무역 질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취임 6개월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장담했던 '90일간 90개 무역 합의'와 달리 각국과의 협상에서 일관성을 잃고, 돌발적인 결정과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기한을 예고 없이 바꾸고, 막판에 새로운 쟁점을 추가하며, 무역과 무관한 정치적 불만까지 관세와 연계해 협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최근에주요 교역국에 일방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예고하는 서한을 발송했으며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등 일부 국가 정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세 부과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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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는 NYT에 "협상이 마치 미로를 통과하는 듯했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라며 "예상치 못한 관세 통보에 놀랐다"고 말했다.
신문은 "우방과 적을 가리지 않고 관세를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에 각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EU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언급으로 상황이 뒤엎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문은 배트남의 경우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과 20% 관세를 전제로 한 무역 합의를 발표했지만, 베트남 측은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의 또 럼 공산당 총서기와 통화에서도 일방적으로 조건을 바꿔 협상이 난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행보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ING 은행의 글로벌 거시 경제 책임자 카르스텐 브제스키는 "이런 불확실성은 글로벌 경제에 독(毒)"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더 이상 체계나 전략을 갖춘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대통령의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세계 각국은 더 이상 중장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더 이상 예측 가능한 파트너가 아닌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 질서는 사실상 혼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