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닷컴, 디오픈 앞둔 김주형의 '슬럼프 탈출기' 게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디오픈 출전을 이틀 앞둔 김주형은 지금 잃어버린 '감각'을 찾고 있다. 그 감각을 찾아 확신을 얻기 위해,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은 보통 메이저 대회 전날까지 공을 치지 않지만 김주형은 달랐다.
김주형은 놀라운 속도로 정상에 올랐다. 13살에 필리핀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15살에 태국에서 프로 데뷔 후 아시아 무대를 휩쓸었다. PGA 투어에서는 단 세 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했다. 그해 두 번째 승리를 추가하며 타이거 우즈 이후 최연소 2승 기록을 썼다. 2022년 프레지던츠컵에선 국제팀의 중심에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페덱스컵 랭킹 88위. 시그니처 이벤트 출전권도, 플레이오프 진출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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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오른쪽)이 14일 끝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새 캐디 조엘 스톡과 함께 경기하고 있다. [사진=PGA] |
김주형은 주목받는 걸 즐긴다. 경쟁을 피하지 않고 무대 중심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링크스 코스에서도 강했다. 2022년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3위, 2023년 디 오픈 2위. 하지만 이번 북아일랜드 무대에서 그의 이름을 거론하는 이는 거의 없다.
문제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그는 최근 캐디와 결별했다. 지금은 조엘 스탁이 캐디를 맡고 있다. 스윙 코치는 없다. 스스로의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 주거지인 댈러스에서 절친인 스코티 셰플러, 조던 스피스와 자주 훈련하며 완벽한 스윙을 가까이서 봤다. 점점 자신에게도 완벽을 기대하게 됐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김주형은 "나는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였어요. 대신 정신적 실수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느린 플레이도 그를 괴롭혔다. 김주형은 슬로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실제 데이터상 평균보다 느린 편이었다. 올해는 속도를 개선했지만,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더 빠르게 치려 하니 불안감만 커졌다.
기술적 문제도 있었다. 오른쪽 미스를 줄이려 스윙을 바꿨고, 체중 감량과 근력 강화에도 집중했다. 하지만 변화는 되레 리듬을 무너뜨렸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늘었지만 방향성은 떨어졌다. 드라이버 이득 타수는 투어 평균보다 낮은 130위권이다. 아이언 정확도도 떨어졌다. 지난해 10위였던 어프로치 이득 타수는 올해 50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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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오른쪽)이 14일 끝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새 캐디 조엘 스톡과 함께 경기하고 있다. [사진=PGA] |
14일 끝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선 17위를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톱20 성적을 냈다. 반등의 조짐을 보인 김주형은 "나는 3년 동안 세계 톱20 선수였어요. 예전엔 부진해도 두 달 안엔 회복했죠. 이렇게 오래 가는 건 처음이에요"라며 반전을 다짐했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건 감각이 아니라 성적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23살이다. 낯선 길 위에 있지만, 그 길도 받아들이고 있다. 김주형은 "너무 일찍 많은 걸 얻었던 만큼, 이런 시간이 정신 차릴 기회지요. 아직 갈 길 멀어요"라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